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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시위 장기화에 홍콩 상장 지연…공모금액 저평가 우려

알리바바, 시위 장기화에 홍콩 상장 지연…공모금액 저평가 우려

기사승인 2019. 08.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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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당분간 IPO 중단 가능성 높아
China Working Hours Debate <YONHAP NO-3225> (AP)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홀딩 회장./AP, 연합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에 홍콩증권거래소(HKEX)로 몰렸던 중국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3개월간 지속된 홍콩 반송환법 시위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과 무역전쟁으로 인한 자본시장 침체로 홍콩에 잔류할 인센티브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확정 공모금액 저평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알리바바의 올해 내 HKEX 상장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22일 알리바바 그룹 홀딩의 150억달러(약 18조975억원) 규모 상장 연기 소식에 공모금액 저평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투자은행의 한 애널리스트는 “홍콩 주식 평가액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홍콩 자본시장이 이미 침체된 상태였으며 반송환법 시위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반송환법 시위는 기술 IPO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발했다. HKEX는 지난해 6월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고 많은 중국 기업들이 뉴욕행 노선을 홍콩으로 변경함에 따라 세계 3대 IPO 시장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차등의결권 제도란 여러 종류의 보통주를 발행하고 종류마다 다른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유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할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 효율적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홍콩 항셍지수(HSI)는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기준 종가 2만6040.98로 시위가 시작된 6월 10일(2만7578.64)보다 약 5.6% 하락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그룹 텐센트홀딩스의 주가도 약 3% 하락하는 등 대외적 불안에 따라 주가도 하향세를 타고 있다.

이같은 결정에는 확정 공모금액 저평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더 나은 가치를 평가받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홍콩에 상장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11주간 지속된 시위에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로 고위 간부들이 입국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주식시장이 둔화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상하이 카이위안 캐피탈의 브록 실버 상무는 “알리바바는 정치적으로도 빈틈없는 시장 개척자이며 이들의 상장 지연은 시장의 역풍을 가져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본토 기업들이 알리바바의 결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중국 기업들의 홍콩 상장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많은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월가로 향했던 사례에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으며 HKEX는 서한을 통해 “우리는 건전한 IPO 공모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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