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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주 비상등…고액 연봉 받은 CEO들 <상>] ‘실적·주가 바닥’ 생보사, 연봉은 ‘쑥쑥’

[보험주 비상등…고액 연봉 받은 CEO들 <상>] ‘실적·주가 바닥’ 생보사, 연봉은 ‘쑥쑥’

기사승인 2019. 08.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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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에 수익성 악화
5개 상장사 평균 주가 21.8% 감소
오렌지라이프 주가 12% 하락에도
정문국 대표, 스톡옵션 194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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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와 저금리 장기화로 생명보험주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5개 상장 생보사 중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의 주가 하락폭이 가장 크다. 연초 대비 43%나 하락했다. 과거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 탓에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부진한 경영 성적에도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봉(급여 기준)은 10%가량 올랐다.

하반기 주가 전망도 어둡다. 시장포화로 수익성 창출이 어렵고, 금리 상승 호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가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 21일 종가는 2390원으로 연초 대비 43.3% 감소했다. 5개 상장 생명보험사 평균 주가 감소(-21.8%) 폭보다 두 배 더 하락했다.

한화생명에 이어 동양생명(-21.3%), 삼성생명(-17.2%), 미래에셋생명(-15.3%), 오렌지라이프(-12.0%) 순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생보주 부진의 주된 요인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지속으로 고금리 상품 비중이 큰 한화생명의 실적 악화는 예견됐지만,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고육책으로 차 부회장과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이 올 들어 두 차례(3·7월)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지만, 시장의 우려를 떨쳐내지 못했다.

실제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실적 하락 폭은 컸다. 연결 당기순이익은 8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7% 하락했다. 보장성보험 판매 수익을 늘렸지만 자산운용 수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지난해보다 0.58%포인트 하락했다. 실적이 발표된 8일 주가는 전일 대비 0.4% 떨어졌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차 대표는 올 상반기 보수로 5억64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연봉(급여 7억5100만원, 기타 400만원)의 75% 수준이다. 보수 중 급여가 4억1400만원이며, 단기성과상여금(실적과 민원·불완전판매비율, 건전성, 고객만족도 등 종합평가)으로만 1억4900만원을 수령했다. 올 연봉(급여) 추산 금액도 8억2800만원(이사회에서 의결된 월급여 6900만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가량 오를 전망이다.

주가 반등을 위해선 실적과 배당을 늘려야 하나 여의치 않다. 지난해 기준 주가 배당성향은 18.1%로 상장 생보사 중 가장 낮다. 자본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자본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 비율도 219.60%로 하위다.

한화생명 다음으로 실적 하락(-19.9%)폭이 큰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대표는 올 상반기 205억6300만원을 받아 금융권 전체 보수 1위를 차지했다. 급여로 4억5000만원, 상여 6억1400만원, 기타근로소득 5400만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으로 194억4500만원을 받았다.

주가가 떨어졌지만 경영진의 관리 노력이 부족한 곳도 있다. 삼성생명의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9%(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제외) 올랐지만, 한화생명처럼 고금리 상품 비중이 높아 최근 주가가 상장 당시 공모가(11만원)의 2분의 1토막이 났다. 그런데도 현성철 대표는 취임 당시 자사주(2500주)를 매입한 이후 단 한차례도 매입하지 않고 있다. 현 대표의 상반기 급여는 5억원 미만이라 공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엔 13억7800만원을 받았다.

상반기 당기순익이 늘면서 미래에셋생명(53.27%)과 동양생명(35.61%)은 주가 하락폭을 낮췄다. 양사 모두 자산운용 수익을 개선해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대표이사 부회장은 5억3800만원을 받았는데, 이는 지난해 연봉(6억1200만원)의 88% 수준이다. 동양생명 뤄젠룽 대표는 올 상반기 5억원 미만, 지난해엔 8억9500만원을 받았다.

문제는 앞으로도 실적 개선과 금리 상승 호재가 없는 한 생보주 주가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각 보험사 대표들의 책임경영 강화가 요구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요 며칠 새 소폭이지만 주가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보장성보험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오는 2021년까지 배당성향을 50%까지 올릴 것”이라면서도 “현 대표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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