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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건강] 마취과 전문의가 말하는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원포인트건강] 마취과 전문의가 말하는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기사승인 2019. 08. 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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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병원 프로포폴 주사기 사진
원포인트건강
의료소비자인 당신은 수면마취제(프로포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대형 쇼핑몰 화장실에서 프로포폴을 셀프 투약한 간호사가 사망하고, 프로포폴을 맞으려는 목적으로 수면내시경을 50차례나 받은 남성이 징역형을 받는 등 프로포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지대하기만 하다.

프로포폴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잊혀질만 하면 터지면서 수면마취제를 사용하는 병원마다 프로포폴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질문은 “내시경 검사 때 프로포폴을 사용하는데, 맞으면 중독되거나 죽을 수 있는것 아니냐”는 내용이다. 환자는 프로포폴 사용을 강력히 거부하고 의료진은 사용 필요성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기 일쑤다.

의료계에 따르면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제의 한 종류다. 빠른 시간 내 마취가 가능해 내시경과 같은 간단한 검사부터 외래수술, 성형수술 등에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일반인들 중 부정 이슈로 인해 사용을 반대하거나 대체 약물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 프로포폴은 위험한 마취제일까.

프로포폴은 정맥으로 투여하는 수면마취제다. 주로 수면 내시경이나 간단한 시술, 성형수술에서 마취제로 사용한다. 다른 마취제들 보다 마취유도와 회복이 빠르다. 약 성분은 (정상 성인 기준) 간에서 대사돼 체내에 남지 않고 소변으로 모두 배출된다. 다른 마취제와 달리 오심이나 구토를 일으키지 않아 환자도 의사도 부담 없이 사용한다.

또 다른 마취제인 미다졸람은 진통작용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아주 약한 대신 망각효과가 뛰어나다. 그래서 검사를 받을 때 통증을 느끼는 데도 검사를 받고 나면 통증을 기억하지 못한다. 진정 및 기억상실 효과 이외에도 적정 혈중 농도에 도달했을 때 음주를 한 듯 편안하고 이완된 효과가 있다. 심혈관계 억제 효과는 적은 편이나 혈압이 소폭 감소될 수 있고 회복하는 시간이 길다.

케타민은 수면마취 시 성인에서는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과 병행할 때 보다 탁월한 진정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취제다. 호흡억제가 적어 기도유지에 용이하며 진통작용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뇌혈류와 뇌압이 증가하고 심박수와 혈압이 상승한다. 환각·망상·악몽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프로포폴은 다른 약제와 달리 별다른 부작용도 없고 소변으로 모두 배출되는데 유독 사고가 많은 이유는 뭘까. 이혜진 아이디병원 원장(마취과 전문의)은 26일 “프로포폴이 문제가 되는 건 중독(오남용)과 호흡억제로 인한 사망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포폴은 마취 후 메스꺼움, 두통, 불쾌감 없이 충분한 숙면 후 느끼는 쾌적함과 개운함을 주기 때문에 일부 환자에서 중독이 생기고 이는 오남용으로 이어진다. 다량 투여 시 호흡억제로 인한 무호흡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 원장은 “프로포폴은 향정신성의약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마취과 전문의의 감독 하에 필요한 목적에만 사용해야 한다”며 “나이·체중·병력을 고려해 용량을 달리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수면 무호흡증이나 약물, 음식 알레르기 등 병력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 프로포폴은 대두유(콩기름), 정제란인지질(난황) 등이 함유된 약물로, 평소 콩이나 땅콩·콩기름에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계란 알레르기 환자에게 프로포폴 투약은 가능하지만 계란 아나필락시스(후두부종, 호흡곤락, 저혈압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말함) 병력이 있는 경우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프로포폴 알러지가 발생하는 경우 가볍게는 두드러기가 생겼다 호전되지만 심하면 호흡곤란·저혈압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포폴 투약 시 개인별 민감도를 사전검진해 맞춤형 투약을 하는 것이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된다. 박상훈 아이디병원 대표원장(성형외과 전문의)은 “프로포폴 사전검진을 통해 환자의 유전자-프로포폴 민감성을 미리 파악하면 의료진은 사전에 위험성에 대비할 수 있고 환자도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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