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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족증인 없는 ‘조국 청문회’ 누굴 위한 건가

[사설] 가족증인 없는 ‘조국 청문회’ 누굴 위한 건가

기사승인 2019. 09. 0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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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가 6일 단 하루만 열리게 됐다. 당초 여야가 예정했던 이틀보다 일정을 줄였다. 핵심증인인 가족은 한 명도 부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까지 청문회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데 따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같이 합의했다.

조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지난달 9일이었다. 그 후 각 언론매체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 후보자와 가족들에 대한 비리의혹을 쏟아냈다. 조국 사태는 검찰이 지난달 27일 관련학교·회사 등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서고 해당학교 재학생과 동문들의 ‘조국 사퇴 촛불시위’로까지 확산됐다. 이는 여당의 독선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이었다.

그런데 나 원내대표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이같이 김을 뺀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 이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파헤쳐 국민들의 의문을 풀어줘야 할 야당의 태도가 아니다. 이에 대해 나 대표는 “증인을 부르려면 최소 법정기간인 5일을 기다려야 하고 조 후보자만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어도 모든 진실을 상당히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통 크게 양보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한 ‘모른다 쇼’와 ‘거짓말 쇼’로 그쳤다는 정치권과 언론평가를 볼 때 ‘단 하루 청문회’에서 얼마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정국주도권을 여당에 안겨준 무지·무기력·무능”(홍준표 전 대표) ‘백기투항식 청문회’(장제원 의원)라는 당내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번 조국 인사청문회 합의는 한국당이 여당의 국정실패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하나로 묶어 표출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없음을 드러냈을 뿐이다. 이런 무능으로 어떻게 막강한 집권층과 여당의 독선적 국정운영에 맞설 수 있겠는가.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능력 있는 다른 인사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절차에 착수하는 게 낫다. 패기 넘치고 능력 있는 인물은 당내에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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