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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큰손 중국, 7년 동안 거의 1조 지원

미국 대학 큰손 중국, 7년 동안 거의 1조 지원

기사승인 2019. 09. 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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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학원 통해 87개 대학 지원, 하버드대 1000억 혜택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유명 대학교들이 명성에 무색하게 중국으로부터 지난 2012년부터 7년여 동안 무려 7억달러(약 8400억원)대의 지원을 은밀하게 받아온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화 1조원에 가까운 돈의 상당 부분은 미국 교육부 규정을 위반한 지원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미 교육부는 현재 관련 조사에 착수한 상태로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중국 정부 역시 긴장한 채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교육 분야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9일 전언에 따르면 미국 대학에 대한 지원은 중국어의 글로벌화 정책을 담당하는 교육부 산하 국가기관인 국가한판(國家漢辦)이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공자학원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공자학원에 대한 지원을 구실로 미 대학들의 큰손 후원자 역할을 수면 아래에서 자임했다는 것이다.
한판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공자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짬짬이 여가 활동으로 무술도 배우는 학생들.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CNS).
혜택을 입은 대학들의 면면과 액수는 놀랍다. 우선 자타공인 세계 최고 대학인 하버드대학은 7년 동안 가장 많은 7927만달러를 지원받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년 평균 1132만달러에 해당한다. 하버드대학이 아무리 외부 기부금을 많이 받는 대학으로 손꼽힌다 해도 적은 액수가 아니다. 더구나 명목이 중국어 교육 기관에 불과한 공자학원에 대한 지원금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하버드대학 다음으로 많은 지원을 받은 남캘리포니아대학(USC)과 스탠포드대학의 수령 액수 역시 각각 6484만달러와 5782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이외에 기라성 같은 미국의 명문대학들도 국가한판의 지원을 기꺼이 수용했다. 지원 액수 규모가 각각 14위, 15위에 랭크된 UCLA대학과 프린스턴대학이 1378만달러와 960만달러를 받았을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정법대학의 한(韓) 모 교수는 “중국어를 미국에 널리 보급시키기 위해 7년간 7억달러대의 자금을 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돈으로 어려운 중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다면 연 인원 3만5000명 정도가 혜택을 봤을 것이어서 씁쓸하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올해 8월 말을 기준으로 공자학원을 운용하는 미국 내 대학은 100여개 전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중 소액이라도 지원을 받은 대학은 87개에 이른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 대학이 혜택을 입은 셈이다. 미국 대학들이 전통적으로 기부를 많이 하는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국가 못지않게 중국에 고마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 교육부가 중국 당국의 지원에 대한 합법성 조사에 들어간 만큼 향후 분위기는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난 1년여 사이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여론 악화로 인해 미국 대학 내 공자학원이 10여개 이상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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