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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KCC에 남는 자, KCG로 떠나는 자

[취재뒷담화] KCC에 남는 자, KCG로 떠나는 자

기사승인 2019. 09. 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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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산업부 성장기업팀 기자
KCC에서 분할된 신설법인 KCG가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 시장본부의 주권 재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KCG는 KCC의 일부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새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KCC엔 건축자재(PCV 창호)·도료·소재(실리콘) 사업부문이 남고, KCG는 유리·상재·홈씨씨인테리어 사업을 하게 됩니다. KCG의 매출 규모는 약 7400억원대 입니다.

KCG 분할을 발표한 지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임직원들은 혼란스러운 눈치입니다. 지난 몇 년 간 금융투자 업계에서 제기되던 시나리오는 ‘KCC가 적절한 시점에 건축자재 부문에서 유리를 떼어내 자동차용 유리 생산 계열사인 KAC(코리아오토글라스)와 합병할 것’이 골자였으니까요. 쉽게 이야기하면 유리만 이동할 줄 알았는데, 인테리어와 상재까지 분할 범위가 더 커진 겁니다.

임직원들에게 유리만 KAC와 합병하는 것과 유리, 바닥재, 홈씨씨인테리어 사업을 분할해 새 회사를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전자는 유리 생산·영업 조직이 KAC로 합류하면 됩니다. 후자는 새 법인이 생기는 만큼 법무, 인사, 연구개발 등 관리·연구조직도 쪼개져야 합니다. 영업과 생산은 각 사업부문별로 소속돼 있어 분할이 어렵지 않지만, 관리·연구조직은 남는 자와 떠나는 자가 갈리게 된 겁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KCC 관리조직은 927명입니다. KCG로 소속이 바뀔 직원의 수는 100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관리조직 직원들은 올 연말까지 자신의 소속을 알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건축자재 업계 한 관계자는 “7월 발표 전까지 KCC 내부에서 극소수만 분할 소식을 알고 있어서 임직원들 혼란이 큰 것으로 안다”며 “규모가 큰 생산과 영업 분할 작업이 진행된 후에 관리와 연구조직 분할이 결정되는 만큼 자신의 소속을 빠르면 11월 초, 늦으면 연말에야 알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퍼져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설 법인으로 넘어가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승진 시기 등을 고려해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고 했습니다. 일정이 촉박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KCG 설립 예정일은 2020년 1월 2일로 현재 시점에선 4개월 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KCC는 이번 분할을 기업대기업(B2B) 부문과 기업대소비자(B2C) 부문간 사업방식 차이를 염두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도 ‘B2B 시장 강자’인 KCC가 신설법인 KCG를 설립해 B2C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에 앞서 소속이 바뀔 지 불안해하는 임직원들을 다독이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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