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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갈등 5개월, LG화학·SK이노베이션 CEO 만났다… 진흙탕 소송전 멈출까

배터리 갈등 5개월, LG화학·SK이노베이션 CEO 만났다… 진흙탕 소송전 멈출까

기사승인 2019. 09.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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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소송
배터리 소송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갈등 5개월만에 마침내 얼굴을 마주했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함구한 탓에 화해의 물꼬를 텄다는 시각과 평행선을 달리는 입장차만 확인했다는 등 회동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예고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특허침해 제소 여부를 지켜보면 이번 회동의 결과를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양사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다. LG화학이 영업비밀 침해로 SK이노베이션과의 갈등을 공식화한 지 139일만이다.

LG화학 측은 이날 “양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각사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했지만 구체적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양사 CEO가 만나 상호 입장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측 모두 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추후 화해의 실마리가 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양사간 미묘한 입장 설명을 놓고 여전히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날 LG화학이 “첫 만남이 있기까지 산업부의 노력이 있었다”며 정부를 추켜세운 것을 두고도 일각에서는 정부 중재 때문에 자리를 했을 뿐이라는 의미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의 입장처럼 “앞으로도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소송에 대응하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두 CEO가 나눈 대화에 진전이 있었는지는 LG화학의 특허권 관련 법적 조치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입장자료를 통해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가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자사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조만간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양사간 특허권 격차가 14배에 달하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 국면을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인재 유출에서 그룹 전면으로 확장한 바 있다.

이날 회동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간 갈등이 국가단위 배터리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그 틈을 타 중국과 일본의 배터리업체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회 각계에선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졌고, 양사를 한 자리에 부르려는 정부 시도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양사가 산업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대승적 차원의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밝히면서 향후 정부가 개입할 여지는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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