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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바람 부는 디스플레이업계, 고난 행군 언제까지?

구조조정 바람 부는 디스플레이업계, 고난 행군 언제까지?

기사승인 2019. 09. 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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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 모두 구조조정…LG 5000여명 감원 전망도
OLED 집중 전략에도 중국업체와 경쟁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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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 악화로 LG·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언제쯤 적자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육성함으로써 가까운 시기에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중국발 공세로 인해 큰 기대를 품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근속 5년차 이상 생산직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다음달 말까지 희망퇴직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희망퇴직 대상자는 기존 생산직에서 사무직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 규모를 설정하지 않았으나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인력 감축 규모를 5000여명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생산직을 대상으로 3000여명의 희망퇴직자를 받은 지 불과 1년여만에 또다시 감원 바람이 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보다 먼저 대형 디스플레이사업부 5년차 이상 생산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인력감축을 선택한 것은 대형 TV를 제외한 디스플레이 수요 전반이 정체된 상태에서 중국의 공급물량 확대로 글로벌 시장의 제품 생산은 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2017년 2조4616억원, 2018년 929억원으로 감소하더니 급기야 올해 상반기에는 500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2017년 5조2684억원, 2018년 2조52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올해 상반기 608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LG 측의 적자 폭이 삼성보다 큰 것은 중국발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단가 하락이 심한 LCD 사업 부문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LG보다 먼저 LCD 부문을 포기하고 중소형 OLED 쪽에 집중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조직 개편 목적도 LCD 사업 축소와 OLED 부문의 집중에 있다. 일각에선 이런 시도로 내년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OLED TV 출하량은 올해 400만대, 2020년 700만대, 2021년 1000만대에 이를 전망으로, OLED 시장의 성장세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OLED TV라인이 풀가동되면서 내년 OLED TV 매출액은 올해보다 75.1% 늘면서 (수익성이 적은) LCD TV 매출을 추월할 전망”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내년도 전체 영업이익은 4580억원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이란 변수를 쉽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현재 국가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로부터 맹추격을 받고 있다.

실제 중국 1위 디스플레이 패널업체인 BOE는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이 9%(올 상반기 기준)에 불과하지만, 애플 휴대폰의 납품을 위해 최종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애플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아이폰에 중국 업체들의 진입을 허락할 경우 국내 업체는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잃게 된다. 더구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성장률 6%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발표하면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국업체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의 저가 물량공세 앞에 국내 업체들은 힘겨운 싸움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OLED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상태로 향후 3년간 이 상태가 지속될 우려가 있다”며 “구조조정만으로 내년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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