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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일본 수출규제에 “다른 방도 찾아야 할 것”...“지정학적 위기 장기화”

최태원 SK회장, 일본 수출규제에 “다른 방도 찾아야 할 것”...“지정학적 위기 장기화”

기사승인 2019. 09. 2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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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미 워싱턴서 SK의 밤 주최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보다 동업 등 다른 방도 찾아야"
"현 지정학적 위기, SK회장 20여년 중 처음...30년, 길게 갈 것"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SK 워싱턴 지사에서 진행된 ‘SK의 밤(Night)’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 다른 방도(alternative way)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와 관련, SK회장 취임 후 처음 겪는 일로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은 최 회장이 환영사를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일(현지시간)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 다른 방도(alternative way)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와 관련, SK회장 취임 후 처음 겪는 일로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SK 워싱턴 지사에서 진행된 ‘SK의 밤(Night)’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최 회장은 이날 오후 미 워싱턴 D.C.의 SK 워싱턴 지사에서 진행된 ‘SK의 밤(Night)’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와 관련, “국산화라는 단어보다는 동업 등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좀 해야 할 것”이라면서 “어떤 대안을 먼저 찾는 게, 이것(현 상황)을 탈피하는 게 더 낫지 않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산화를 배제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산화보다는 국내·국외의 대체 공급처를 찾는 것이 현 상황에서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한국 기업의 탈(脫) 일본화 흐름과 관련, “물건 안 준다고 하면 다른 곳에서 사려고 할 것이라는 게 탈일본화의 기본적인 얘기”라고 전제한 뒤 “만일 진짜로 물건을 안 팔면 다른 곳에서 구해와 (생산)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면서도 “대단히 중대한 것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글로벌 공급망이 모두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얘기도 우리만 피해가 있는 것도 아니다”며 “우리의 고객, 그다음 고객들에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소재·부품을) 무기화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은 아니다”며 “그렇게 하면 누구라도 연합을 취하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SK 워싱턴 지사에서 진행된 ‘SK의 밤(Night)’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최 회장은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SK 회장 한지 한 20년 되는데 그동안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라는 건 처음인 것 같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앞으로 30년, 길게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지정학이 비즈니스를 흔든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이게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것이라면 단순간에 끝날 것 같지도 않으니까 여기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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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SK 워싱턴 지사에서 진행된 ‘SK의 밤(Night)’에서 캐런 켈리 미 상무부 차관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 최태원 회장 SK의 밤 환영인사 “향후 3년간 미국에 100억달러 투자...사회적 가치도 적극 추구”

최 회장은 이날 SK의 밤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11월 말 1회 행사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 행복을 확산하겠다고 한 약속을 환기시켰다.

이어 “SK는 최근 3년간 미국에 50억달러를 투자했고 향후 3년간 100억달러 추가 투자를 통해 절반의 약속을 이행 중”이라며 다른 절반의 약속인 사회적 가치도 적극적으로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일자리 창출·세금납부·교육 제공·친환경 재료 사용 등을 통해 다양하게 창출할 수 있다”며 “SK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미국에서 24억달러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의 ‘행복 날개’는 우리 모두의 더 큰 행복을 위한 헌신·약속 (Commitment)을 상징한다”며 “앞으로 미국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미 정부·기업 등과 함께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더 큰 행복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SK 워싱턴 지사에서 진행된 ‘SK의 밤(Night)’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이날 행사에는 캐런 켈리 미 상무부 차관, 프랭크 루카스 오클라호마주 하원의원, 해롤드 햄 콘티넨탈리소스 회장, 데이비드 스미스, 싱클레어그룹 회장 등 고위급 인사 2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최 회장 외에도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 등이 미국 측 참석 인사들을 상대로 SK 비즈니스 현황과 국제 경쟁력을 설명하고, 지속적인 투자 및 사업 확대를 강조하면서 SK 세일즈에 나섰다.

◇ 최태원 회장, 로스 상무장관·싱크탱크·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 면담 등 광폭 행보

최 회장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 등과 별도 면담을 하고, 글로벌 정치 및 경제 동향 등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워싱턴 일정을 마친 최 회장은 22~23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세계시민상 시상식과 만찬에 참석, 역대 수상자인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 등을 만나 글로벌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2010년 국제학 분야 저명 싱크탱크인 대서양협의회가 제정한 세계시민상은 범국가적 성과를 이루거나 민주주의에 기여한 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최 회장은 후원 기업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

최 회장과 동행한 SK 경영진들도 방미 기간 미 재계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미국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사업을 점검했다.

SK㈜는 최근 자회사 SK실트론을 통해 미 듀폰의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에는 제약 분야 위탁개발 생산업체인 앰팩을 인수하고, 미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의약품 위탁생산회사(CMO) 통합법인 ‘SK팜테코(SK Pharmteco)’를 설립하는 등 제약·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SK㈜는 미 블루레이서 미드스트림 투자를 통해 셰일 에너지 G&P(Gathering & Processing)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생산을 목표로 미 조지아주에 17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종합화학은 2017년 미 다우케미칼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 고부가 화학사업을 추가했다.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와 5G 기반 방송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컴캐스트 및 마이크로소프트와도 게임 관련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3년간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기술(ICT)·배터리·제약·바이오·소재 분야의 대미 투자액이 50억달러에 달할 만큼 북미지역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이슈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SK의 밤과 같은 이벤트는 SK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방문에서 얻은 시사점을 경영전략에 반영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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