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계속되는 북쪽 신호 논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워싱턴서 비건 대표 면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협조 방안 논의
"민감한 시기, 얘기 곤란"...북미 실무협상 다음주 뉴욕서 재개되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북쪽에서 계속 신호가 오고 있다”며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이 사안과 관련해 어떻게 같이 일할 것인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 6월 19일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대화 행사에서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북쪽에서 계속 신호가 오고 있다”며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이 사안과 관련해 어떻게 같이 일할 것인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전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비건 특별대표를 면담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북·미 협상 재개 움직임과 미측과의 협의와 관련해 “지난 10일 비건 대표와 전화통화로 협의했는데 그 이후 열흘 정도 지났는데 그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그와 관련해서 우리가 어떻게 같이 일을 할 수 있을 건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깊이 나눴다”고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저는 또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도 다녀왔다”며 “그쪽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또 일본과 함께 어떻게 우리가 앞으로 비핵화를 위해 같이 노력할 수 있는지 방안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협력이 계속된다는 차원에서 유엔에 가서도 계속해서 몇 번 더 비건 대표와 만날 생각”이라며 다음 주 유엔 총회 기간에도 미 측과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비건 특별대표와의 구체적인 면담 내용에 관해서는 “민감한 시기여서 얘기하기가 곤란한 것 같다”며 “지금 민감하기 때문에 오늘은 정말로 조금 조심해야 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는 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다음 주께 북·미가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본부장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건 일단 양측이 같이 앉아야 할 것”이라며 “같이 앉아서 그동안 하노이(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의 입장을 경청하고 거기서부터 어떻게 이제 접점을 찾아 나갈 건지 그게 중요할 것 같다”며 “그것이 곧 협상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후 백악관과 미 싱크탱크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미국 체류 다음 주까지 많은 인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며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기간 국무부 인사들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측 북·미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담화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서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을 환영하면서 향후 실무협상에 기대감을 표명한 데 대한 물음에는 “그것은 얘기 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전날 방미해 특파원들과 만나 북·미 간 소통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뉴욕 채널이 항상 열려 있는 상황이어서 필요하다면 소통은 언제든지 가능한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이 지난 16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에서 제재 해제와 함께 체제 안전 보장을 협상 의제로 내세운 것에 대해서는 “최근 제재 해제보다는 소위 안전보장, 체제 보장 쪽으로 방점이 많이 옮겨가 있기 때문에 (미국 측과) 여러 가지 얘기를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백악관·국무부, 싱크탱크·학계 인사 등을 만난 뒤 21일 뉴욕으로 향한다. 뉴욕에서는 일본 측 카운터파트와 만나고 별도로 한·미·일 3자 회동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