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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2명에 금고형 선고…‘오진’으로 환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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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2명에 금고형 선고…‘오진’으로 환자 사망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 09. 2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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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합의되고 검찰이 약식기소한 사건을 정식재판 회부
최근 의사들의 부주의에 대한 법원의 처벌 강해져
성모병원 사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아시아투데이 DB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진료기록 등을 확인하지 않고 진찰해 병명을 잘못 판단,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응급의학과 의사들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이미 민사재판에서 화해를 통해 합의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검찰이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한 사건을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한 사건으로, 최근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법원의 엄벌 추세를 엿볼 수 있는 판결이다.

23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 장두봉 판사는 지난 17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와 사건 당시 같은 과 레지던트 3년차였던 B씨에게 각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재판에서 “사건 당시 응급상황이었으므로 엑스레이 사진 등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 업무상 과실이라고 할 수 없고 설령 업무상 과실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판사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 있었고, 그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과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병원이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민사사건에서 지급의무가 확정된 금원을 지급한 점 등을 두루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4년 3월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을 찾은 이모씨(당시 52세)의 병명이 급성 후두개염이었음에도 급성 인두편도염으로 오진, 신속한 대처를 하지 못함으로써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이로 인한 후유증으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들은 당시 피해자 이씨를 최초 진단한 레지던트 2년차 C씨도 함께 고소했지만, 검찰은 2년차 레지던트의 경험상 급성 후두염을 쉽게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과 즉시 상급자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점을 고려해 ‘혐의 없음’ 처분했다.

반면 당시 응급실 책임자였던 A씨나 3년차 레지던트였던 B씨의 경우 각각 B씨와 C씨로부터 구두로 피해자의 증상을 보고받은 뒤 문진기록과 진료차트, 엑스레이 사진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진찰함으로써 병명을 잘못 판단한 과실이 법원에서 인정됐다.

두 사람은 피해자의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되자 3회에 걸쳐 기도삽관을 시도했지만 목의 부종 탓에 실패하고 뒤늦게 목 주위를 직접 절개해 산소를 공급하게 하는 윤상갑상막절개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사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피해자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뇌사상태에 빠졌고, 결국 7개월여 뒤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검찰과 법원은 이들이 피해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확인했더라면 목 후두의 부종이 매우 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기도폐쇄를 야기할 수 있는 급성 후두개염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직전 관찰자의 구두보고에만 의존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2017년 1월 검찰은 이들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이미 민사재판에서 피해자의 배우자와 자녀 등 유족에게 각 3억원, 2억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가 결정돼 합의가 마무리됐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사망이라는 결과와 이들의 과실 정도 등에 비춰 벌금형으로 처벌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법원은 한달 뒤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최근 법원은 이처럼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는 폐렴으로 복부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8세 초등학생을 변비로 잘못 진단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 3명이 각각 금고 1년~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미 민사소송을 통해 1억5000여만원의 배상이 이뤄진 상태에서 내려진 판결이었다.

또 지난해 12월 청주지방법원에서는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 천공을 내고도 이를 제때 발견하지 못해 환자를 급성복막염으로 숨지게 한 의사가 금고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당시 판사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며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고 ‘의사의 책임을 엄격히 할 경우 의사의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따라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식의 변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에 법원은 오히려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처벌의 엄격성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만큼 투철한 준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성을 요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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