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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남북고속도로 “국제입찰 취소”…자국기업 길 터주기?

베트남, 남북고속도로 “국제입찰 취소”…자국기업 길 터주기?

기사승인 2019. 09. 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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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교통부, 국내 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며 "베트남 국내 기업들의 역량 발전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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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고속도로 건설현장의 모습./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베트남 정부가 6조원 규모의 남북고속도로에 대한 국제 입찰을 취소하고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입찰로만 하겠다고 밝혔다. 총길이 654㎞에 달하는 베트남 남북 고속도로 사업은 전체 11개 프로젝트 중 8개 구간을 민간합동(PPP)-BOT(Build-Operate-Transfer) 형식으로 진행한다.

24일 베트남 교통운송부는 PPP-BOT로 진행되는 8개 구간 프로젝트 사업의 국제입찰 예비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이 지난 7월말까지 접수받은 8개 PPP 사업에 대한 국제입찰 사전자격심사 서류는 총 60건이다. 그러나 프로젝트관리위원회의 평가 결과에 따르면 4개 구간에서는 단 한 곳의 업체도 통과하지 못했다. 2개 구간에서는 각각 1개 업체가 통과했으며 나머지 2개 프로젝트에서는 각각 2개 업체와 3개 업체만이 사전 자격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교통부는 “사전 자격 심사를 통과한 투자자의 수가 많지 않고 경쟁력도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 입찰 방식을 취소하고 8개의 PPP 프로젝트를 모두 국내 입찰 형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교통부의 방침이다. 교통부는 “남북고속도로 사업은 핵심 국가프로젝트로 국가 안보 및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 베트남 국내 기업들의 역량 발전을 도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교통부 관계자는 “국내 프로젝트로 전환되면 현지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입찰하게 될 것이다. 베트남 법률에 따라 베트남에 설립되고, 베트남에 법인과 본사를 둔 현지 투자자들만이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교통부는 국내 입찰에 필요한 관련 규정과 서류 등을 조정해 사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국내 업계에선 “황금같은 기회”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당초 진행된 사전자격심사에 지원한 60곳 중 절반인 30곳은 중국 업체였다. 나머지 15곳이 한국·프랑스·필리핀 등이었고 베트남 건설사 15곳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국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으로 꼽히는 남북고속도로 사업에서 베트남 자국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에 밀려 배제될 가능성 대한 우려는 꾸준히 높아졌다. 정부 차원에서 자국 기업들의 참가를 독려해 내수경제와 국내기업 역량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 기업의 경우 대우건설이 타인 화-응에 안 구간의 사전자격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현대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 등은 응에 안-하띤에, GS건설이 판 띠엣-저우자이 구간의 사전자격 심사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소 당혹스럽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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