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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훈센 총리, “前 야당대표 지지는 곧 쿠데타” 엄포

캄보디아 훈센 총리, “前 야당대표 지지는 곧 쿠데타” 엄포

기사승인 2019. 10. 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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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집권중인 훈센 총리 최대 정적 삼랭시 前 야당대표 "9개의 손가락" 캠페인
훈센 총리, 캄보디아 법무부 "지지 표시만으로도 정부 전복 음모에 가담하는 셈" 경고
방콕에 망명중인 활동가들도 체포하겠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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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최대 정적인 삼랭시 전(前)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 민주주의와 인권의 회복을 위해 11월 9일 캄보디아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그는 자신의 귀국일을 의미하는 손가락 9개를 펼쳐보이는 제스쳐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사진=삼랭시 전 대표 페이스북 캡쳐
34년째 집권 중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최대 정적인 삼랭시 전(前)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가 귀국을 예고하자 캄보디아 정부가 날을 곤두세우고 있다. 훈센 총리는 최근 삼랭시 지지자들의 쿠데타 움직임이 있었다며 “정부를 전복하려는 삼랭시를 지지하는 것만으로도 쿠데타에 동참하는 것으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크메르타임스, 프놈펜포스트 등 캄보디아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11월 9일 캄보디아로 귀국하겠다고 밝힌 삼랭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세력들이 체포됐다. 훈센 총리는 태국 방콕에 망명중인 야당 지지자들에게 “방콕에 있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캄보디아와 태국 당국이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쿠데타를 시도한다면 즉시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랭시 전 대표는 최근 캄보디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찾기 위해 11월 9일 캄보디아로 귀국하겠다고 공언했다. 귀국을 예고한 그가 시민들과 캄보디아군을 향해 훈센 정권 타도를 호소하자 훈센 총리를 비롯한 캄보디아 정부는 그와 지지자들을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하려는 반란 세력”이라고 비판하며 즉시 기소에 나섰다.

귀국을 앞두고 있는 삼랭시 전 대표는 최근 자신과 CNRP의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귀국일인 11월 9일을 상징하는 아홉 개의 손가락을 펴보이는 “나인 핑거스(아홉 개의 손가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삼랭시와 지지자들은 지난 5일 “오늘부터 11월 9일까지, 모든 모임과 인사를 나눌 때마다 손가락 9개를 펴보이며 지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페이스북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지지자들이 손가락 아홉 개를 펼쳐보이며 동참하는 움직임이 확산하자 훈센 총리는 페이스북 사용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SNS를 통해 삼랭시를 지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에 동참한 것으로 간주된다. 절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대처했다. 캄보디아 법무부는 “몸짓이든 표현이든 어떤 형태로든 삼랭시의 복귀 계획을 지지하는 것은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음모를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정권을 전복하려는 음모에 가담할 경우 징역 5~10년형의 처벌을 받는다”고 알렸다.

삼랭시가 이끌었던 CNRP 당원들도 속속들이 체포되고 있다. 8일 프놈펜 지방법원은 5명의 CNRP 전직 활동가들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에 시민들을 동원하고 가담시키려 한 혐의로 기소했다. 같은날 오다르 메안체이 지방법원 역시 2명의 CNRP 활동가들을 쿠데타 혐의로 기소했다. 귀국을 공언한 삼랭시와 ‘집안 단속’에 나선 훈센 총리의 신경전이 과열되는 가운데 캄보디아의 정치탄압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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