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혹독한 겨울에 봉착한 중 정보통신기술 업계

혹독한 겨울에 봉착한 중 정보통신기술 업계

기사승인 2019. 10. 10. 19:1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그동안 각광받았으나 일자리 사라지고 노동 환경은 최악
한때 각광받던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혹독한 겨울에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은 ICT 산업이 중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으나 최근 들어 업황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전반적으로 업계 전체가 흔들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전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사무실
베이징 중관춘의 한 ICT 업체 사무실. 업계의 불황을 반영하듯 빈 자리가 많이 보이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베이징의 유력지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10일 보도를 종합하면 우선 업계의 취업난이 정말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일자리가 대폭 줄었다는 얘기로 내로라하는 명문인 베이징, 칭화(淸華)대학의 유력 학과를 졸업해도 취업에 성공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 최근의 상황이다. 이는 올해 들어 직원을 채용하고자 하는 ICT 기업들의 구인광고가 10∼20% 줄어든 현실이 무엇보다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이와 관련,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의 한 게임업체 사장인 리톈닝(李天凝) 씨는 “금세기 들어 중국의 ICT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버블이 잔뜩 끼었다고 해도 좋았다. 터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당연히 이제는 성장 여력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야 한다. 일자리도 부족해지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이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와중에 업계의 노동 환경도 심상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적으로 ‘996 현상’이라는 단어가 업계에 유행하는 현실만 봐도 좋다. 아침 9시 출근, 저녁 9시 퇴근에 1주일에 6일을 일한다는 뜻이니 업계 근로자들이 어느 정도 혹사를 당하는지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들에게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잘 나가는 것도 아니다. 부도나 파산으로 사업을 접는 업체들이 그야말로 속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 전체가 도산 공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에 가깝다고 해야 한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혁신적인 기술이나 사업 모델이 없으면 생존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 활동하는 기업들의 약 30% 정도가 도산할 것이라는 괴소문까지 돌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금세기 들어 ICT 산업 중흥을 통해 여러 고비를 넘고 경제를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업계 전반에 거품이 잔뜩 낀 것이 이제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기간은 상당 기간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상에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다”는 중국 속담은 확실히 불후의 진리가 아닌가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