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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에스토피난 그룹’ 대표 기고 ‘미국 정가를 상대할 한국 정부의 현명한 전략 수립 방법’

미 ‘에스토피난 그룹’ 대표 기고 ‘미국 정가를 상대할 한국 정부의 현명한 전략 수립 방법’

기사승인 2019. 10. 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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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에스토피난 대표
"한국정부, 한국·동북아 비전 제시 부재로 한미관계 표류"
"차세대 한국인·입양인·영어교사 출신·한류팬 등 새로운 지지층 개발해야"
"미 의원·보좌관 대상 교육, 대한국 인식 바꿔"
에스토피난 대표
아트 에스토피난 ‘에스토피난 그룹’ 대표.
이수혁 신임 주미 한국대사의 워싱턴 부임은 한국 정부의 외교와 로비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으로 미국 의원들이 한국이 매우 중요한 국가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 의원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 아울러 한·일 관계의 악화로 동맹 문제를 포함한 한·미 양국이 협력해왔던 공통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에 실패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에서 이를 해결하기는 어렵거나 불가능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많은 워싱턴의 관계자들은 한국이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중국 쪽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한국 측은 이 같은 한국인들의 사고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그들에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정보 노출에 따른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인상에 기반한 잘못된 가정은 한국 정부가 한국 및 동북아에 대한 비전을 미국인들에게 제시하는 경우에만 해결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한국의 비전은 지난 수년 동안 부재했으며 이 때문에 한·미 관계는 표류해왔다. 한국의 중요성과 관련된 교육에 광범위한 미국인들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비용 지출이 전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들 로비나 극소수의 행사들에 집중됨에 따라 의회나 백악관의 인사들 가운데 한반도가 미국 정부에 있어 그토록 중요한 이유를 이해하는 이가 적다.

이 때문에 중국 정책이나 세계적 차원에서 동맹국 관련 문제들을 다룰 때 한국을 부수적인 문제로 취급하는 경우가 잦다. 아울러 미국 내 한국 이익단체들의 활동은 지난 2년간 매우 위축됐다. 북한 핵무기 문제를 제외하면 한국이 화젯거리가 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체결 때나 일본계 미국인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 주도로 ‘위안부 결의안 121조’이 통과됐을 때의 열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은 현상과 교육의 부재는 곳곳에서 목격된다. 미 전문가들은 한국을 일본보다 불신한다고 말한다. 많은 재미 한국인들이 군대에서 복무했고, 미국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상한 일이다. 한국은 강력한 기독교 공동체를 갖고 있으며, 다른 동맹국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과 많은 전선에서 헌신해왔다.

그런데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인들, 심지어 군부 내에도 북한에 대해 각기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를 포함한 다양한 성향의 미국인들이 한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한국 관료들에게 알려진 소수의 한국 전문가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사람들과도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약속해야 한다.

먼저 한국 정부는 미국 의회를 상대로 한국에 관해 알리고, 미국 경제를 위한 구체적인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이 메시지는 특정 지역에 맞게 특화돼야 한다.

애석하게도 세련되고 정교한 지지가 결여돼 있는 영역이 북한 정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제안하고, 미국이 지정학적 변화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제안했을 당시 민주당 내 진보 세력들이 이를 지지하고, 기존의 북한에 대한 강경 의견에 대항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는 정반대였다. 민주당은 지난 50년간 우리가 봐 왔던 것과 같은 적대감과 불신에 사라 잡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응답했다. 이러한 전통적인 반사적 반응으로 인해 어떠한 돌파구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양당 의원들의 관심사를 다루게 될 대화가 가치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공식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모든 정책에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대북한 정책에서는 그를 지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이 작업은 쉽지는 않겠지만 나는 미국인들을 고무시킬 혁신적 접근 방식을 소개하고, 의원 및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상황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음을 목격해왔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정성을 쏟아왔다. 그러나 이들이 점점 노령화됨에 따라 새로운 지지층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미국인,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한국 관련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일하는 미국인들에게 주목할 필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 내 한인 공동체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계 미국인들은 향후 수년간 워싱턴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노력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차세대 한국계 미국인들은 기존 미국 내 한인사회를 주도해왔던 장·노년층과 관심사와 이해관계, 특히 네트워킹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르다. 이러한 변화에 초점을 맞춰 새로 부각되고 있는 지지층을 식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몬태나·와이오밍·아이다호주 등 의회 내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원들의 지역구이지만 한국인이 거의 없는 몇몇 주에 한국 출신 입양인들이 살고 있고 그 일부는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한국 출신 입양인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거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집단으로 보지 않았다.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변화의 순간에 이 대사의 워싱턴 부임은 한국이 워싱턴 정가를 상대하는 외교 및 정치적 능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함으로써 향후 치열한 경쟁의 장에서 한국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아트 에스토피난 ‘에스토피난 그룹’ 대표는 일리애나 로스 레티넌 전 미 하원외교위원장의 국제·공보 담당 수석 참모 및 공식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미 의회에서 27년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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