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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노숙자비율 1년새 10% 증가…“보호소 해결책 아냐, 소득문제 해결해야”

태국, 노숙자비율 1년새 10% 증가…“보호소 해결책 아냐, 소득문제 해결해야”

기사승인 2019. 10. 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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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노숙자 수가 연간 10%씩 증가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태국 정부는 노숙자를 위한 보호소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이 자립해 먹고 살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한다는 지적이다.

방콕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비정부기구(NGO)인 잇사라촌 재단의 앗차라 소라와리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세계 노숙자의 날을 맞아 가진 세미나에서 태국 노숙자 문제와 관련해 연설했다. 올해 태국의 노숙자 수는 4392명에 달해 전년 대비 10% 가까이 증가했다. 앗차라 사무총장은 올해 들어서만 363명이 추가로 길거리에 나앉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국은 2018년에도 노숙자 수가 2017년 대비 10%나 늘어난 바 있다.

앗차라 사무총장은 “그 숫자는 사소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노숙자 증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후 수백 명의 사람들이 거리에서 위험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前) 태국 정부가 방콕 지상철 운영사인 방콕메트로폴리탄관리(BMA)에 노숙자를 위한 보호소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던 것을 언급하며 “노숙자들을 길거리에서 없애기 위해 보호소를 두는 것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길거리 노점상을 정리하고 재건축에 나서는 정책 등이 “가난한 사람들을 직장에서 몰아내고 노숙자들의 환경을 더욱 취약하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게 노숙자는 실업자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태국 노숙자의 40%는 건설노동자·경비원 등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이들에 대한 재정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앗차라 사무총장은 “모든 노숙자들이 보호소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일부 노숙자는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 복지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들이다. 노숙자들은 소득 문제로 고통 받고 있으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태국에서 20년 간 노숙자 생활을 한 바트(54)는 한때 경비원으로 취직한 적이 있다면서 “12시간씩 일하며 하루에 400바트(1만5628원)를 벌었다. 하지만 유니폼 구매 등 다른 비용이 계속 발생해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화물 자전거인 살롱을 타고 쓰레기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매일 오전 1시~6시, 오후 4시~8시까지 두번에 걸처 쓰레기를 수거하는 그는 하루 300바트를 벌고 있다. 바트는 “(지금의 나는) 살아남고 풍족히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라며 “시간과 체력이 있었다면 미래를 생각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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