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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프로젝트에 가려진 동남아 부동산 시장의 이면

메가 프로젝트에 가려진 동남아 부동산 시장의 이면

기사승인 2019. 10. 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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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투자과열 따른 부동산 버블 ↑
큰 손 중국 투자자…자금흐름 지속성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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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스카이라인. 태국의 가장 높은 전망대인 킹 파워 마하나콘 빌딩이 보인다./게티이미지뱅크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인 메가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자금 유입을 통한 민간사업 진행으로 지역 성장을 부추기고 있지만 공급과잉과 자금흐름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크다.

20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메가 프로젝트 여파로 동남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6년 완공 예정인 태국의 센트럴 방콕 프로젝트는 약 1200억바트(약 7760억원) 규모로 사무실 타워·호텔 등을 겸비한 태국 최대의 민간 부동산 개발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에서는 2021년 1차 완공을 목표로 한 278조루피아(약 23조1850억원) 규모의 타운십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학교 및 병원과 주거·사무공간을 포함한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이 구체화하면서 부동산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설 붐을 부채질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용재산 과잉이 자금조달 불확실성과 결합하면 지역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동남아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자원가·높은 투자회수율·낮은 부동산세 등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이 지역 부동산 큰 손인 중국 투자자들은 포화시장인 북미와 유럽을 뒤로하고 동남아로 눈길을 돌렸다. 양도소득세만 해도 캐나다 밴쿠버가 15%, 태국은 5년 내 4.3%·5년 이후 1.5%인 것과 비교하면 세금지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남아 부동산 시장이 이미 과열상태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한다. 영국 왕립공인평가기관(RICS)이 올 2분기 국제 부동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인도네시아 응답자의 67%가 자국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답했다. 싱가포르의 54%·말레이시아의 51%·태국의 44%가 하락세에 동의했다. 시장 개선에 동의한 비율이 높은 나라는 필리핀이 유일했다.

사무공간 공실률도 높은 수준이다. 말레이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공실률은 올 1분기 기준 23.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말레이 행정중심지 푸트라자야는 사상 최악인 57.6%, 인니 자카르타는 25%를 기록했다.

동남아 부동산 침체가 위안화 대비 바트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자금이 후퇴한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 경기가 침체하면서 동남아 부동산 외국인 투자금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금흐름이 불투명해졌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사세의 공격적 확장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태국 싱하 에스테이트는 방콕에 건설 중인 콘도미니엄의 매각기한을 당초 이달까지 목표로 했지만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지난해 태국 콘도 모델하우스는 평일에도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올 2분기 신축 콘도 매각은 사상 최저치인 15.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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