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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월급날보다 연금날 ‘가게 매출’이 느는 이유

일본, 월급날보다 연금날 ‘가게 매출’이 느는 이유

기사승인 2019. 10. 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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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자
일본의 고령화 심화로 연금수급기간 가게 매출이 급여기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16세로 세계 최고령자에 이름을 올린 일본인 다나카 가네./제공 = 연합뉴스
일본에서는 월급날보다 연금을 수령하는 날에 소비지출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받는 노년층이 많아지고 월급받는 근로자는 복지비 부담에 씀씀이를 줄이면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급여일 이후 3일(급여기간)과 연금지급일 이후 3일(연금지급 기간)의 상점판매 자료를 조사한 결과 연금 지급기간 매출이 급여 기간보다 평균 4.1% 높았다. 연금 지급기간 매출은 10년 전에 비해 3.1% 포인트 증가하기도 했다.

연금 지급기간에는 실제 손님이 더 몰렸다. 닛케이가 460개 슈퍼마켓 판매시스템 통계에서 일본 전체 급여기간과 연금 지급기간 고객 수를 비교한 결과 연금 지급기간에 소비하는 사람들이 1.7% 더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년층 비율이 높은 서일본 주코쿠 지방은 급여 기간보다 연금 지급기간에 손님이 5.5% 더 많았다. 해당 지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30.9%인 히로시마시가 포함돼 있다. 이는 일본 전국 평균(28.1%)을 웃도는 수치다.

연급지급 날에는 현금인출 건수도 증가했다. 세븐앤아이홀딩스 금융계열사인 세븐뱅크 조사에서 지난해 연금 지급날인 2·4·6·8·10·12월의 각 15일 거래량은 300만건으로 평상(50만건)시보다 6배나 확대됐다. 노년층의 지출 비율은 비노년층에 비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65세 이상 노인가구의 지출 비율이 37%로 2008년보다 11%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65세 미만 가구의 지출 비율은 73%에서 62%로 축소됐다.

이처럼 노년층의 연금 소비가 늘자 이들을 잡기 위한 상점 마케팅은 활발하다. 쇼핑몰과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온 리테일은 연금 지급일인 이달 15일 특정 신용카드를 쓰는 55세 이상 구매자에게 가격을 5% 깎아주고 있다. 신발 판매점 치요다는 매달 14~17일 5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해준다. 치요다 측은 “한달 전 매장에 나와서 신발을 고른 뒤 14일 이후 손주들과 함께 오는 어르신이 많다”고 전했다. 이밖에 중형 슈퍼마켓 이나게야는 매달 17일 일본 전통과자인 도리야키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체인점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경우 70세 이상 손님에게 먼저 자리를 안내한다. 홈쇼핑 회사인 자파넷다카타는 연금수급자들에게 신용카드를 신청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반면 근로자들은 과도한 사회보장비용 부담으로 인해 급여일에 돈을 쓰지 않고 있다고 닛케이는 우려했다. 일본 전국건강보험협회는 이르면 2022년 회계연도에 대기업 직원 급여의 30% 이상이 의료·연금 보험료로 나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고령화의 심화로 연금 비용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해마다 연금액은 55조4000억엔이 늘고 있고 2040년 회계연도에는 73조2000억엔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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