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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던 불매운동 불씨 스스로 살린 ‘유니클로’…불매운동 재점화 조짐

꺼져가던 불매운동 불씨 스스로 살린 ‘유니클로’…불매운동 재점화 조짐

기사승인 2019. 10.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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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없음' '품절임박' 즐비한 온라인 스토어…오프라인 매장도 활기
서경덕 "80년 기간 특정은 조롱의 의도 다분"…"심각하게 받아
유니클로 현장
22일 오후 3시30분께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 들어가는 시민들. /사진=김현구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중심에 섰다가 회복세를 보이던 의류업체 유니클로가 광고 논란으로 재차 도마 위에 오르며 불매운동이 다시 활성화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민들은 일본 여행을 포기했고, 일본산 맥주도 외면했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최고재무책임자인 오카자키 다케시가 “한국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며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다.

유니클로 온라인
22일 오후 2시께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재고 현황. 제품 선정은 무작위. /출처=유니클로 온라인샵
그러나 불매운동은 사회 이슈에서 멀어지며 점차 시들해졌다. 유니클로는 할인행사를 열고 가을·겨울 상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회복세를 탔다.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에는 재고가 없거나 품절이 임박한 상품들이 즐비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단체손님이 방문하는 등 활기를 띠었고 시민들도 더 이상 불매운동을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22일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물건을 고르던 A씨는 “일본제품을 평생 안 쓸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필요한 건 그냥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품을 구매하고 나온 20대 정모씨는 “불매운동이 끝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유니클로가 다시 논란을 일으키며 불매운동의 중심에 서게 됐다. 유니클로의 최신 광고가 문제였다. 광고의 마지막 대사인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은 해석하면 “그렇게 오래된 것은 기억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유니클로가 국내용 자막에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해 일제강점기 시절을 조롱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모독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지난 20일 유니클로는 “해당 광고는 정치적 또는 종교적 신념, 단체와 무관하다”며 광고를 중단한했다.

유니클로가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힌 후에도 시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난 21일 대학생겨레하나 등 시민단체들은 유니클로 광화문점 앞에서 유니클로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광고 논란에 대해 ‘한국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과 교수는 “한국 자막에만 80년이라는 기간을 특정한 것은 의도가 다분하다고 볼 수 있다”며 “80년 전인 1939년은 일본의 ‘국가총동원법’이 자행되며 강제징용도 더 활발하게 일어나고 위안부 할머니들도 더 고통을 받았던 시절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광고전문가들은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는 단어 선택에 심혈을 기울인다”며 “거기다 유니클로는 욱일기 티셔츠 등으로 논란을 자주 만들었던 기업이라 실수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받아들이고 불매운동을 넘어 퇴출운동까지 전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자는 의견이다”며 “다시는 일본 기업들이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도록 본보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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