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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달인’ 자처 트럼프, 북핵 등 외교·무역분야서 가시적 성과 없어

‘협상의 달인’ 자처 트럼프, 북핵 등 외교·무역분야서 가시적 성과 없어

기사승인 2019. 10. 2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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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 최고 거래해결사 자처, 기록은 대부분 미완성"
"내년 대선 앞두고, '빅 합의' 시간 부족해져"
"가장 두드러진 '외교적 수' 북 비핵화 협상 '일시정지'"
"자랑 한미FTA 개정, 대단치 않은 개선"
북미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 등 외교와 미·중 무역협상 등 무역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실제는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친교 만찬’을 하는 모습./사진=하노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 등 외교와 미·중 무역협상 등 무역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실제는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WP는 이날 ‘트럼프는 자신이 최고의 거래 해결사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의 기록 리스트는 대부분 미완성’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거래의 기술’ 비즈니스 요령을 외교 및 무역 정책에 접목하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이 취임한 지 거의 3년이 다 돼가는데도 자신의 이름을 건 실질적인 합의는 거의 이뤄내지 못했다”며 “내년 대선일을 앞두고 고가(big-ticket)의 합의를 할 시간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탈레반과의 과감한 시도에서부터 터무니없는 그린란드 매입 추진에 이르기까지 대략 20여개의 국제 협상에 착수하거나 제안을 해둔 상태이지만 지금까지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타결식 대타협)’은 없었고, 일부는 명백히 실패했으며 많은 협상은 미완성이라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아프가니스탄처럼 역사적으로 골치 아픈 지역에 대한 해결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은 아니지만 그가 국제적으로 ‘최고 협상가’라는 그의 능력을 결정하는 ‘즉흥적 노력’의 한가운데에 자신을 서 있게 하는 접근법은 독특하다”고 보도했다.

‘과장 화법을 통한 기존 합의 맹비난→역사적인 대안 약속→기존 합의 대비 더 대단치 않은 결과 도출’이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적으로 보여온 협상 방식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 및 주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 합의를 추구하고 있다’, ‘수백만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 ‘전임 대통령들이 실패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이용하는 것을 멈추게 할 수만 있다면 접시를 조금 깨도 두렵지 않다’는 말들을 쏟아내 왔지만 지난 대선 기간 공약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 재정비를 충분히 이뤄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중 부분적 무역합의에 대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자평했지만 기껏해야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중국 당국은 1단계 합의에 서명하기 전에 또 다른 대화를 원하고, 협상이 진전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12월 예정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다만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합의를 이룬 건 단지 한국과의 합의였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거론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완전히 새로운 합의가 아니라 기존 합의에 대한 그다지 대단치 않은 개선이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환상적 합의”,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게 됐다”고 자랑했다고 전날 백악관 각료회의 발언을 꼬집었다.

이 신문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가장 두드러진 ‘외교적 수(手)’라면서도 ‘일시 정지’ 상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곧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음에도 북한으로부터 미국과의 협상이 ‘역스럽다’는 반응만 돌아왔고, 추가 협상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는데 그는 일부 미군 유해 송환과 북한의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을 놓고 ‘중간 승리’라고 간주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북핵 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트럼프는 자신의 본능에 너무 지나치게 의존하고, 협상 테이블에서의 자신의 기량을 과대평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대화상대의 친구가 되고, 자신의 매력으로 그를 매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북한 인사들이 그 매력이 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 매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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