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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주택건설업계, 미래 불안, 출구 전략 부심

[장용동 칼럼]주택건설업계, 미래 불안, 출구 전략 부심

기사승인 2019. 10.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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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정부의 잇단 규제 강화와 급격한 경기 하강, 부동산 시장 불투명 등으로 일반 건설 및 주택업계의 미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여당의 일반 건설과 주택건설업에 대한 냉대(?) 분위기와 옥상옥의 규제, 비탄력적 노동 환경 및 임금 상승, 물량 감소 등의 삼각 파도에 도전적인 건설 경영마인드가 크게 꺾이는 추세다. 더구나 급속한 경기 위축에 따른 부동산 시장 쇠퇴로 사업장 파산, 미분양 급증이 우려되면서 출구전략 모색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이들 기업의 활로 찾기 유형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최근 3~4년 부동산 경기 호황을 타고 일약 수조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한 B사를 비롯해 D, G, H, K, Y사 등 주택사업이 중심인 중견 건설업체의 출구전략이 눈에 띈다.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중소업체에서 일약 대형 중견사로 부상한 만큼 현재의 부(富)를 지키고 미래 경영에 나서야한다는 압박감이 심하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H사의 방송 및 언론사 지분인수, G사의 언론사 지분 인수, B사의 건물 토지 통매입 등도 이 같은 결과로 이해된다. 또 2세 경영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벤처 지분 투자를 비롯해 첨단 업종의 인수, 증여 등 다양한 방법 실현이나 검토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중견업체와 달리 대형건설사는 업종 전환보다는 재건축·재개발 등 미래 사업거리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심 부동산이 유망하다는 판단 아래 원자재인 사업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서울 한남 3구역 등에서 2000억 원 무상 지원 등 비현실적 제안까지 속출하며 묻지마 수주전이 빚어지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S건설이 자금력을 앞세워 서울권 재건축 사업을 휩쓸어 주택브랜드의 우위를 점하며 현재까지 안정적인 경영을 해오고 있는 게 대표적인 선례다. 아울러 대형업체의 해외사업과 호텔 등 타업종 진출 역시 활발하다.

자산운용사와 공동으로 기존 사업인수 등에 나서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B사처럼 리조트나 빌딩 등을 매입해 리모델링 등을 통해 고도화함으로써 미래 자산을 확보하고 추후 매각, 안정적인 사업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다. 직방 등 최근 유행하는 프롭테크(Prop-tech)분야에도 진출, 미래 사업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일반 건설 및 주택건설업체가 미래 길 찾기에 부산한 이유는 간단하다.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업이 사양산업이라는 얘기가 나온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기의 부침과 국가의 발전단계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 게 건설업이다.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는 개발도상국가에서의 건설업은 그야말로 황금 산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경제가 저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사회간접자본의 신규 투자가 줄어들면서 건설투자가 유지 보수 중심으로 바뀌는 상황에선 건설업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때 지구촌을 누비던 일본의 대형건설사인 제네콘(Gene-Con)기업들이 ‘잃어버린 20년’ 이후에도 맥을 추지 못하고 일본 국부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해 준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 역시 고도화 단계에 접어들어 수요가 줄고 잇단 규제로 시장이 맥을 못추는 상황이 전개되면 그동안 토건매출의 보완적 역할해온 주택건설 등 부동산 사업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 건설 및 주택건설업계가 활로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보다 심도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할 시점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개막은 기존 건설업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요한다.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응한 건설 경영의 융복합 내지는 정보화 역시 절대 필요하다. 산업의 변화속도가 엄청 빠른 점을 감안하면 탄탄했던 우량 업체가 순식간에 백척간두에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자본은 지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원자재로 쓰여야 확대재생산이 가능하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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