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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오염된 상수원 괜찮다지만…불안 여전해

베트남 하노이, 오염된 상수원 괜찮다지만…불안 여전해

기사승인 2019. 10. 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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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시 주요 상수원인 다(Da)강의 오염으로 깨끗한 물을 받기 위해 급수차 앞에 늘어선 시민들의 모습./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지난 10일께를 전후로 베트남 수도 하노이시의 상수원이 오염된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22일 하노이시 당국은 “오염됐던 상수원에서 공급된 수도의 물도 이젠 음용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하노이시 상수원 오염은 지난 10일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일을 전후로 하노이시 일부 지역에서 “수돗물에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속출했다. 당국의 확인 결과 8일 저녁께 하노이시의 주요 상수원 중 하나인 다(Da)강 인근 개천에 2.5톤 트럭이 폐유를 무단 투기한 것으로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수돗물에서는 독성발암물질인 스타이렌이 정상 수치의 1.3~3.6배 높게 검출됐다. 음용 중단을 권고한 당국은 현재 개천에 폐유를 무단 투기한 트럭을 추적해 일부 용의자들을 검거하는 한편 상수원 공급을 맡고 있는 송다정수회사의 책임을 조사하고 있다.

22일 하노이시 인민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16일부터 21일까지 채취한 69개의 수돗물 표본에서 스타이렌 수치가 표준으로 돌아왔다”며 “다 강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물도 이제 음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번 69개의 표본이 다 강을 상수원으로 하는 8개 지역에서 질병관리센터와 함께 수집·분석한 것으로 “안심할 수 있다”고 여론 진화에 나섰다. 또 10월 말까지 영향을 받는 지역의 상류·정수공장·물탱크 등에서 계속해서 수질검사를 진행하며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하노이시 전체 가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25만 가구가 일주일 넘게 발암물질이 섞인 물로 세탁·샤워를 한 것은 물론 음용까지 했다는 사실에 늑장 대응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베트남 언론들은 이례적으로 이번 발표를 “폐유로 오염된 물로 인해 하노이 25만 가구의 삶이 엉망이 된지 보름 가까이 지난 후”라고 지적했다.

당국이 즉각 피해지역의 상수도 배관 청소를 지시했으나 이 역시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고급 아파트의 경우 자체적으로 배관을 청소하고 다른 정수회사의 물을 구입해 용수를 대체했으나 일반 아파트·가구는 고스란히 피해를 견뎌야 했다. 음식점과 가게들이 영업을 중단했고 생수를 구입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슈퍼에는 생수가 동나는 등 식수확보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수원이 오염되지 않은 지역의 시민들도 불안에 떨었다. 아파트와 주요 밀집 거주지역에서는 수돗물 안전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으며 당국과 관리자들이 나서 해명했다. 일부 시민들은 당국을 믿지 못해 직접 사설업체에 수질분석을 의뢰해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음용이 가능하다”는 당국의 발표에도 시민들의 불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주요 거주지역에는 관할 인민위원회의 공지가 있었으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생수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 교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도 다수의 음식점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생수를 구입해 활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피해지역에 거주중인 주재원들의 거처를 일시적으로 옮기기도 했다.

하노이시 관계자는 본지에 “피해지역의 수질은 표준기준을 충족시키는 안전한 상태로 돌아왔으며 당국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전했다. 이어 “상수원 오염 사건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아 현대적인 정수시스템과 수자원 보호 프로세스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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