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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통계, 현실반영 못하면 나라 거덜난다

[사설] 경제통계, 현실반영 못하면 나라 거덜난다

기사승인 2019. 10. 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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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경제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 세계에 공표했다. 지난 27일 시장주의자인 보수우파 성향의 마우리 마크리 현 대통령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된 포퓰리즘 정당인 좌파 ‘모두의 정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당선자의 아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 부부가 집권할 당시였다. 당시 남편인 페르난데스는 부통령이었다.

2003~2015년 집권한 당시 키르치네르 대통령 정부는 일자리 확대를 명분으로 공무원 수를 10년 동안 거의 두 배 가까이 늘렸다. 경기를 부양하고 복지확대를 위해 세금을 쏟아부었다. 적자국채까지 마구 찍어냈다. 그 결과 물가가 한해 30%나 급등했다. 그러나 당시 키르치네르 정권은 이를 속이고 물가가 10%만 올랐다고 거짓 발표했다. IMF의 아르헨티나 경제통계 불신은 그래서 나온 것이었다.

미국이 베트남전쟁에서 패배한 것도 허위 통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었다. 당시 로버트 맥나마라 미 국방장관이 전략수립을 위해 정확한 전과를 알리도록 각 부대에 지시하자 부대마다 포상을 받기 위해 베트콩 사망자 수를 과다하게 부풀렸다. 올바른 전략이 수립될 리 없었다.

정부가 지난 2년 5개월 동안 일자리 확대와 ‘비정규직 제로(0)’를 국정의 최우선정책으로 추진해왔으나 오히려 비정규직 근로자수가 올해 8월 기준 748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86만7000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도 36.4%로 15년 만에 가장 높다.

그러자 통계청장까지 나서 “국제노동기구(ILO)의 비정규직 근로자분류 기준이 강화돼 과거 정규직에 포함됐던 35만~50만명이 비정규직으로 진입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언론들은 이를 감안해도 비정규직이 최소 36만 7000명이나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전년 동월 대비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허위통계는 잠시 국민을 속일 수 있어도 언젠가는 그 실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또 엉터리 통계를 기초로 한 정책은 남미국가에서 볼 수 있듯 나라 경제를 망가뜨리는 첩경이다. 정부는 경제 통계 조작 의혹을 사지 않도록 신경 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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