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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이재용號 삼성, 5G·시스템반도체 영토 확대로 정면돌파

갈림길 선 이재용號 삼성, 5G·시스템반도체 영토 확대로 정면돌파

기사승인 2019. 1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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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사법절차 총수 리스크 …경영적 성과 내야
시스템 반도체 비중 확대로 사업구조 체질개선 시도
5G시장 성장에 맞춰 통신장비 등 공략 가속도
4대그룹-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이 미래와 퇴보의 갈림길에 섰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총수 재판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된 데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성장이 한계를 맞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이 꺼내든 카드는 5G(5세대 이동통신)·시스템반도체 시장 공략이다.

법원에 따르면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심리할 뇌물·횡령 혐의액은 약 86억원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의 경우 50억원 이상이면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한다. 집행유예는 재판부의 ‘작량감경’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만 가능하다. 이 부회장의 삼성은 여전히 사법부 손안에 있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70억원의 뇌물 혐의에도 2심의 작량감경을 인정해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첫 공판에서 그룹 경영에 대해 우려하는 등 작량감경의 여지를 열어뒀다. 삼성이 국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이 부회장 측은 보여줘야만 하는 것이다.

삼성은 현재 반도체 사업구조 개편과 5G시장 선점이란 과제를 앞두고 있다. 이는 삼성의 미래 위상을 결정 짓는 일이면서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이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난 7조7778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실적 하락을 이끈 건 삼성전자의 핵심인 반도체 사업 부문이다. 공급물량 변화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이 제품의 대다수다 보니 반도체 가격 하락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비중이 늘지 않고서는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의 비중은 60%로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40%)보다 크다. 그러나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1%에 불과하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가 이 분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선두업체인 인텔과 TSMC를 따라서 시스템 반도체 비중을 늘리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은 극자외선(EUV) 미세공정 기술로 20%에 못 미치는 파운드리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부터 새롭게 열리는 5G시장도 삼성이 놓쳐선 안 될 시장이다. 세계 5G시장 규모는 2020년 378억달러(약 45조2400억원)로 커지고 2년 뒤엔 4배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G 통신장비 매출 점유율 37%를 기록하며 화웨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 시장은 시장의 지위를 다시 정립할 기회”라며 “5G 선두 기업인 중국 화웨이를 미국이 견제하는 상황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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