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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 퀀텀 점프 노리는 SK,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반도체·배터리 퀀텀 점프 노리는 SK,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기사승인 2019. 1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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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SK
지난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린 SK그룹이 올 들어 쓴잔을 마시고 있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분석이 재계로부터 나온다. 부진의 이유인 반도체와 에너지·화학사업의 ‘쌍두마차’가 메가톤급 잠재력을 가진 시장의 개화를 기다리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된 SK그룹의 9개 핵심 계열사(SK이노베이션·SKC·SK E&S·SK가스·SK텔레콤·SK하이닉스·SK머티리얼즈·SK건설·SK네트웍스)의 올 상반기 세전 영업이익(EBITDA)은 4조33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3조311억원 대비 66.7% 줄었다. 지난 한 해 성적표 25조3226억원과 비교하면 17% 수준에 불과하다.

NICE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SK의 에너지·화학부문은 그룹 매출의 47.4%, EBITDA의 11.8%를 차지하고 있다. 절반 가까운 매출을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한 화학영역에서 내고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부문은 매출 비중이 27.6%로 높은 수준인 가운데 EBITDA 비중이 74.7%에 달하고 있다. 반도체부문 핵심기업인 SK하이닉스는 연간 EBITDA가 2014~2016년 8조~9조원 수준에서 2017년 18조7000억원, 지난해 27조3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그룹 내 이익기여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다.

문제는 이 두 영역이 모두 올 들어 크게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데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국제정세에 따라 급등락하고 있는 유가에 널뛰기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영업수익성은 상반기 기준 약 24% 수준 후퇴했다. 슈퍼 호황을 맞았던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을 견인해 왔지만 불과 1년만에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IT기기 및 서버 등의 수요 둔화, 업계 증설물량 부담에 따른 공급과잉,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이유다.

다행인 건 최태원 회장이 극복 해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에 더해 신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포스트 반도체라 불리는 ‘배터리’ 얘기다. LG화학 등 선두기업의 견제와 갈등은 과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개화 속도로 볼 때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안에 시장 주도권은 순역전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라며 “공격적인 수주와 시설 투자, M&A는 SK가 가장 잘하는 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반도체는 잘하던 것을 더 잘하게 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요구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며 주요 IT회사의 서버 증설이 더뎌지고 있지만 긴 치킨게임 끝에 더 확고해진 시장 지위를 얻게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차·스마트팩토리·사물인터넷 등 다양해지고 있는 전방 수요처를 고려할 때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끌어 올려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려 놓는 게 과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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