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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이민자 운동 커지는 싱가포르 “싱가포르인 우선 노동정책 마련하라”

반(反)이민자 운동 커지는 싱가포르 “싱가포르인 우선 노동정책 마련하라”

기사승인 2019. 11. 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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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에 힘입어 빠른 경제 성장을 일궈 낸 싱가포르 내에서 자국민을 위한 우선주의 정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싱가포르의 한 공원에서는 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반(反)이민자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이날 공원 스피커와 포스터 등을 설치해 “우리는 싱가포르 우선 정책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시위를 주최한 길버트 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싱가포르인들이 자국에서 합리적으로 좋은 직장을 얻을 권리를 얻어내야 할 때”라며 “싱가포르인 우선주의 구호를 고수해 외국인보다 자국민에 고용 기회가 돌아가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인구는 2019년 UN 기준 약 580만명으로 이중 40%는 외국인이다. 일부 싱가포르 인들은 이같은 외국인 비율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이민자들이 일자리·주거지·학교 등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민자를 반대하는 움직임은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예정인 싱가포르 총선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과거 2015년 싱가포르 총선에서도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 후보들이 “정부가 이민 정책을 그만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심을 이끈 바 있다.

현재 싱가포르를 50년 이상 장기 집권하고 있는 여당 인민행동당(PAP)은 낮은 출산률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외국인에 문호를 활짝 개방해 왔다. 실제 2000년 75만명에 불과하던 이민 인구는 2014년 기준 100만 명까지 빠르게 늘어났다. 급속한 성장을 이룬 싱가포르의 경제가 안정기에 접어들며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자 싱가포르인들의 불만이 쌓였다. 이민자가 내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인건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것.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민보호정책을 펼치며 2017년 외국인 고용인구수는 전년대비 3만2000명이 줄어 112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에 전년대비 1만명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고용인구 수는 113만명에 달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커지는 불만에도 2030년까지 130만 명의 인구를 더 늘린다는 목표 하에 매년 5만 명에 가까운 이민자를 받고 있다. 단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인 취업비자 발급 조건을 강화하고 서비스업의 외국인 고용 비율을 낮추는 등 자국민 보호정책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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