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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인터뷰]손태승 회장 “우리금융의 미래는 ‘고객중심’…비은행 M&A 적극 추진할 것”

[창간 인터뷰]손태승 회장 “우리금융의 미래는 ‘고객중심’…비은행 M&A 적극 추진할 것”

기사승인 2019. 1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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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까지 사상 최고수익 쾌거
조직개편 통해 계열사 시너지
자산운용 등 인수 수익 다변화
'디지털 1등' 위해 BIB 도입
글로벌 시장 공략 적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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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제공=우리금융
“향후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통해 우리금융만이 가지고 있는 ‘성장 스토리’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11일 창간 14주년을 맞는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주 출범 1년’ 손 회장에게 올 한해는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지주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인 만큼, 손 회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지만, M&A와 조직개편, 제2 본사 설립까지 손 회장의 지휘 아래 지주사 진용을 이루는 데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이다.

◇지주사 전환 ‘첫단추’ 성공적…“디지털·글로벌 공략 강화”

세간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발표한 첫 실적은 성공적이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이어 경상기준 ‘사상 최고 수익’을 갈아치우는 쾌거를 얻었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손 회장은 ‘지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손 회장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도록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자산운용·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손 회장은 “(은행 자회사였던) 카드·종합금융사를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그룹 내에서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체제를 재정비했다”라며 “사업총괄제도를 도입해 그룹 글로벌·디지털·기업투자금융(CIB)·자산관리(WM) 4대 부문이 지주체제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BL글로벌자산운용도 올해 중 자회사 편입이 완료되고, 이달 중 국제자산신탁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인가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은 향후 증권,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손 회장은 이에 대해 “시장 매물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M&A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라며 “업종별 전망에 기초해 그룹 내부 역량과 내부등급법 승인 등 자본비율 여력을 감안하여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금융권에 불어닥친 ‘디지털’ 파도에도 대비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선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 직원들에게 제시한 비전도 ‘디지털 1등 금융그룹’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플랫폼 경쟁력이 곧 ‘고객 유치’로 이어지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내린 해결책은 바로 ‘은행 안의 은행(BIB, Bank in Bank)’이다. 디지털그룹을 BIB 조직으로 개편해 독립성을 부여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손 회장은 “금융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BIB를 도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독립성을 부여하고 예산을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했다”라며 “금융회사 중심의 혁신이 아닌, ‘고객 중심’의 금융혁신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룹 비대면 채널을 사용자 중심으로, 또 고객 밀착형 플랫폼으로 혁신하고, 전 국민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금융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적으로 은행·카드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단단히 구축하고, 증권·보험사 등이 인수되면 지주 차원에서 은행과 복합점포 형태로 동반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은행이 현지법인 형태로 진출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은 동남아 국가에서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갖추도록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손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은 경쟁 심화로 글로벌 사업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경쟁 금융그룹보다 한 발 앞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성장유망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 진출국 금융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향후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손 회장은 “당국의 인·허가 규제로 인한 시장진입 제약 해소를 위해 진출대상국과의 정상회담, 관계부처 장관회의 등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개도국 인프라사업을 위한 정부 차관 지원 등 경제협력 프로젝트 추진 시 민간은행 공동 금융지원 등 참여기회가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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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지 않은 경제상황에…“주주가치 제고 방점”

국내 금융산업 전망이 그리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국내 경기까지 침체되고 있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 현상이 구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업도 내실경영을 강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손 회장은 경제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손 회장은 “저성장·저물가 현상이 이전과 다르다는 의미의 ‘뉴노멀(New Normal)’이 아닌 ‘노멀(Normal)’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반도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 내외로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전망이 비교적 희망적인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고 미중 무역갈등 심화, 중국 성장둔화 등 경기 하방위험도 크다는 점에서 경기 여건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금융지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영향이 크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아졌다. 어려운 환경에서 손 회장이 내린 답은 ‘주주가치 제고’다.

손 회장은 “최근 세계 주요 국부펀드와의 기업설명회(IR) 미팅에서도 투자자들로부터 유사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고, 현재 국내 은행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저평가 상황임을 공감하고 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주주가치 제고에 매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완료한 M&A이외에 추가적인 비은행부문 M&A로 우리금융만이 가지고 있는 ‘성장 스토리’를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러한 우리금융의 중장기 비전에 많은 투자자들이 공감하고 있으며, 최근 대만 푸본그룹의 투자유치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창간 14주년을 맞은 아시아투데이에 축하인사를 전했다. 손 회장은 “금융과 언론은 공통점이 많은데, 금융사들에 고객의 신뢰가 최우선 가치이듯 언론 역시 독자의 믿음과 신뢰가 튼튼한 회사만이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자들이 믿고 찾아 볼 수 있는 언론사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독자의 신뢰’를 최고의 가치로 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융과 언론 모두 디지털 혁신이 최근 매우 큰 화두라는 점 역시 공통된 점”이라며 “온·오프채널을 모두 보유한 종합 언론사로서 앞으로도 디지털 환경에 한 발 앞서 대응하는 혁신적인 언론사가 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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