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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인터뷰]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전통적 증권업 탈피 새 먹거리 발굴해야”

[창간 인터뷰]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전통적 증권업 탈피 새 먹거리 발굴해야”

기사승인 2019. 1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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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투자금융 경력 'IB업계 대부'
자산관리서 과정가치 중심으로 평가
회사이익 기여보다는 고객만족 우선
고액자산가까지 고객범위 확장 필요
글로벌비즈니스 통해 외형확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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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제공=NH투자증권
“근본적인 사업방식의 변화 없이는 업계를 선도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갖고 중장기 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12일 창간 14주년을 맞은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수년간 증권업이 기업금융(IB)이나 운용(S&T) 부문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양호한 성과를 시현해 왔지만, 자본 확충이나 건전성 규제완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지속적인 성장에는 제약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정 사장은 30여년간 IB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IB업계 대부’로 불린다. 최근 금융권 실적을 좌우하는 것이 IB부문 실적이었던 만큼 정 사장 취임 이후 NH투자증권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지난해 연간 36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3분기 누적 3599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증권업에도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체질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

우선 단순히 성과를 내려는 것보다는 ‘과정가치’를 강조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실적 중심이었던 핵심성과지표(KPI)를 폐지하고 ‘과정가치’ 중심으로 평가방식을 바꿨다. 직원들이 회사 이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보다 고객을 얼마나 만족시켰는지가 평가 잣대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는 정 사장의 철학이 반영됐다.

정 사장은 “항상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이익만 좇는 방식으로 영업한다면 고객과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과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회사의 제도나 영업방식을 고객 관점으로 바꾸고 있다”며 “고객과 이해상충을 유발할 수 있는 수익관점의 KPI를 개편하는 동시에 고객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기 위해 고객을 더 많이 만나자는 과정가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항상 시장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누구보다 시장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면 고객이 만족할 것”이라며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활동이나 사고를 바꾸지 않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직원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어 매우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IB부문의 강자 입지도 확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IPO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사장은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배경으로 발행사, VC, 유관기관 등에 형성돼 있는 좋은 평판으로 꼽았다. 그는 “끈끈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낮은 이직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수·양질의 딜(Deal) 경험을 갖추고 있다”며 “이렇게 형성된 회사에 대한 좋은 평판이 다시 다른 IPO 딜의 수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IB 내부적으로 ECM(주식자본시장) 신디케이션(주선) 조직을 운영 중으로, IPO 딜 파이프라인(Deal Pipeline) 전체에 대한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이 일원화되어 있기 때문에 우수한 세일즈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IPO 공모 청약시 미달분에 대한 당사 인수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의 성장을 위한 고민은 여전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그는 “카카오나 토스처럼 새롭게 등장한 경쟁사들로 인해 금융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차별적인 상품 소싱 역량과 광범위한 고객 네트워크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부문(비즈니스 밸류체인) 간 연계를 강화해 대체투자 상품의 고객 범위를 고액자산가(HNW) 층까지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문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장악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자본활용을 위한 체질개선에 힘쓸 계획”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외형을 확장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노력은 NH투자증권이라는 플랫폼이 더욱 고도화되고 자본시장의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사장은 창간 14주년을 맞은 아시아투데이에 축하인사를 전했다. 정 사장은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의 등장과 발전으로 기존의 언론사들은 대내외적으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간 아시아투데이가 보여준 균형잡힌 시각과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독자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정론지로서의 역할을 계속 해나가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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