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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인터뷰] ‘디지털 혁신가’ 허인 KB국민은행장 “고객이 만족해야 디지털 혁신”

[창간 인터뷰] ‘디지털 혁신가’ 허인 KB국민은행장 “고객이 만족해야 디지털 혁신”

기사승인 2019. 1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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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연임 성공…디지털금융 실험 계속
"디지털은 모바일 only 아냐…고객이 원하는 점포 추진"
"10년 뒤 글로벌 부문서 질적·양적 두각 나타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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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KB국민은행장. / 제공=KB국민은행
“모바일이든 대면이든 고객이 만족해야 디지털 혁신입니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나아가겠습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11일 창간 14주년을 맞는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디지털라이제이션(디지털화)를 넘어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혁신)을 위해 차근차근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11월 은행장에 취임한 허인 행장은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2년간의 임기는 디지털로 점철된다. 그에게 디지털은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이나 온라인 및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인력과 프로세스 등 조직 전체에 걸쳐 진행되는 경영전략이다. 즉 ‘일하는 문화’를 바꿔나가는 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얘기다. 허 행장은 “디지털라이제이션을 넘어 이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으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도전은 사실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가상이동통신망(MVNO·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Liiv M)’을 출시했다. 리브엠은 허 행장이 오랜 기간 공들여 온 혁신금융서비스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리브엠이 등장하자 통신과 금융을 결합하기 위한 여러 시도가 은행권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바이오 인증 창구지급 프로세스인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통장과 인감, 비밀번호 없이도 손바닥 정맥만으로 예금 지급이 가능한 서비스다. 통장 기반의 거래 관행을 깬 혁신서비스로 통한다. 이뿐만 아니라 고객이 만족하는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인사이트 지점과 디지털 무인점포도 지난달 시장에 내놨다. 인사이트 지점은 IT인력으로만 운용하는 점포로, 새로운 디지털금융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직접 챙기는 테스트 허브다. 일반 고객은 물론 기술기업들과도 직접 소통하면서 고객들의 니즈를 수시로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점원이 없는 무인점포도 실험 중이다. 신분증 스캔과 손바닥 정맥 인증, 화상상담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점포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허 행장은 “은행들이 고객을 위해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많다”면서 “실제 금융서비스와 프로세스가 고객 중심적이고 고객 친화적으로 바뀌었을 때 고객들의 평가도 좋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고객을 모바일로 내모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모바일을 선호하는 고객에게는 모바일 중심으로, 창구 서비스를 찾는 고객에게는 처리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편하게 창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얘기다. 허 행장은 “디지털을 강화하고, 대면채널을 강화하는 게 고객들이 더 편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대면 채널은 어렵다는 점, 창구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해 고객들이 쉽고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손바닥 출금 서비스 등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대면채널을 효율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대면채널을 없애 모바일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창구 업무를 혁신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면창구의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채널은 다양하다. 다 비슷비슷한 점포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장소와 원하는 형태의 점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인사인트 점포와 무인점포 역시 고객의 니즈를 확인하면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의 경영능력은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조6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취임 전인 2017년과 비교해 9% 성장했다. 경쟁은행인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허 행장은 신한은행과의 리딩뱅크 경쟁과 함께 글로벌 영역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도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국내 은행들은 좀 더 큰 시장과 흐름을 보고 도전자적 입장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국내 시장에서 안주하고 있다”라며 “한국 밖으로 나가면 국내 은행들은 존재감이 없는데, 국내에서 우리끼리 경쟁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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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KB국민은행장. / 제공=KB국민은행
그는 또 국민은행이 글로벌 영역에서 다른 은행들과 부족하지만 성급하게 진출 국가를 늘려나가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은행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글로벌 부문은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하지만 글로벌 전략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짧게는 3~5년, 길게는 10년 뒤에는 국민은행이 글로벌화에 있어서 질적·양적 측면에서 글로벌 은행들과 비교해 뒤처진다는 말을 듣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행장은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로 ‘경영의 일관성’을 꼽았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가자 고쳐야 할 게 ‘거버넌스(governance)’”라며 “경영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임 CEO가 했던 일을 후임자가 계승하고 발전시키면 그 다음 후임자가 또 시대 변화에 맞게 계속 발전시켜나가면 성과 역시 쌓일 것”이라며 “다음 후임자가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마지막으로 열네 번 째 생일을 맞은 아시아투데이에 축하인사를 건넸다. “창간 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항상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종합미디어그룹으로 힘차게 도약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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