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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기치 내건 공정위 2년 반…乙의 눈물 닦았을까

‘공정경제’ 기치 내건 공정위 2년 반…乙의 눈물 닦았을까

기사승인 2019. 11. 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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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조성욱
문재인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현 정부의 3대 경제정책 중 하나인 공정경제 실현을 기치로 출발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 2년6개월간 성과가 주목된다. 전임자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이어진 공정위는 갑을관계 개선, 재벌개혁 등 정권 차원의 과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 강화 의지를 내비치며 재벌 개혁 의지의 변화가 없음을 예고했고, 한편으로는 유료방송시장의 굵직한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최대 과제로 꼽히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김상조 표 공정위…갑을관계·재벌개혁 성과
현 정부의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한 김 실장은 공정위원장 시절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유통 업계 갑질 근절,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집중 추진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공정위가 지난해 내놓은 불공정 거래관행 서면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갑을관계에서 비롯된 불공정거래 관행이 개선됐다는 응답 비율이 각각 7%, 10% 증가한 94%로 나타났다. 가맹거래 갑을관계가 개선됐다는 응답률도 13% 오른 86%에 달했다.

또한 유통 분야에선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서 받는 차액가맹금을 공개하도록 해 ‘통행세 갑질’을 막았다. 지난 5월에는 ‘장기점포 계약갱신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10년 이상 영업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시름도 덜어줬다.

복잡하게 얽혀있던 대기업들의 지배구조도 개선했다.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전체를 지배하는 대기업집단(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됐다. 지난 9월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 순환출자고리는 13개로 2017년 282개, 2018년 41개와 비교해 급감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조성욱 공정위원장
취임 세 달째에 접어든 조 위원장의 향후 정책 방향은 전임 위원장 시절 마련된 정책의 연속성을 살리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조 위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갑을문제 해소,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개선 등 (전임 위원장의 정책기조인) 공정경제 실현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관행 근절 노력은 이전과 같이 지속하겠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자리에서는 공정위의 처벌 수위가 약해 정책 효과가 약하다고 평가하며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을 강화하겠다는 속내를 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정경제의 후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승인하는 등 시장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 합병을 승인하지 않았지만, 3년 만에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다.

조 위원장은 “방송·통신 융합 산업이 발전하는 대세를 수용하고, 사업자들이 급변하는 기술·환경 변화에 적시(適時)에 대응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의 최대 과제로 꼽히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아직 요원한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정부가 38년 만에 개정안을 내놨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야당은 지나친 기업 옥죄기라며 반대하고 있고 여당의 지원도 부족해 논의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과 날을 세우고 있는 전속고발권 조정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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