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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애틋한 로맨스가 흐르는 드라마 속 ‘그곳’

[여행] 애틋한 로맨스가 흐르는 드라마 속 ‘그곳’

기사승인 2019. 11. 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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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11월 걷기여행길
여행/ 성흥산 솔바람길 '사랑나무'
성흥산의 상징이자 성흥산 솔바람길의 하이라이트 ‘사랑나무’.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스크린에서 봤던 풍경이 눈앞에 느닷없이 나타날 때 느끼는 희열은 엄청나다. 익숙한 것이 이토록 사람을 즐겁게 만든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곳을 11월에 걸어보라고 추천했다. 숲이 울창한 오솔길에, 시간이 멈춘 골목길에 애틋한 로맨스가 흐른다.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순간의 헛헛함을 떨어낼 수 있는 길이다.

여행/ 부여 성흥산 솔바람길
부여 성흥산 솔바람길. 유금필 장군 사당 뒤편에 자리한 팔각정./ 한국관광공사 제공


◇ 드라마 ‘호텔 델루나’...충남 부여 성흥산 솔바람길

충남 부여 임천면에 성흥산(268m)이 있다. 해발이 낮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예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졌던 곳이다. 백제는 부여를 도읍으로 정하고 이 산 정상에 도성을 지키기 위해 성을 쌓았다. 이게 성흥산성(가림성)이다. 성흥산성을 끼고 덕고개에서 ‘사랑나무’를 지나 한고개까지 성흥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 부여 성흥산 솔바람길이다. 사위가 고요한 오솔길인데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고 은빛 억새군락도 관통한다.

코스의 백미 사랑나무는 성흥산의 상징이다. 수령이 400년이 넘었고 높이가 20m, 둘레가 5m에 이르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다. 신령스러운 자태도 자태지만 사방이 탁 트인 동산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나무의 위치가 기가 막히다. 멀리서 나무가 깃든 풍경을 바라봐도 그림 같고 나무 옆에 서서 언덕 밑을 내려다봐도 멋지다. 지난 9월 종영한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 등장하며 최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자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할 때 등장하는데 이 나무 때문에 영상에 신비함이 배가됐다. ▷덕고개~구교리길 합류점~가림성길 합류점~가림성 사랑나무~한고개(5km·2시간)
 

여행/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수두교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수두교.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촬영지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늦가을 정취를 음미하며 가볍게 산책하기 적당한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충북 영동 양산팔경 금강둘레길

금강을 따라 충북 영동 양산면 일대 경승지 여덟 곳(양산팔경)을 둘러볼 수 있도록 순환형으로 조성한 길이다. 길은 강선대(2경), 비봉산(3경), 봉황대(4경), 함벽정(5경), 여의정(6경), 용암(8경)을 지난다. 영국사(1경)와 자풍서당(7경)과도 가깝다. 금강 일대는 개발이 더디다. 그만큼 자연이 천연하다. 늦가을 정취를 음미하며 가볍게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코스 가운데 최근 금강을 가로질러 놓인 ‘수두교’가 관심 대상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에 등장한 덕분이다.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영화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돌아와 옛 남편과 또 한 번 사랑에 빠지는 ‘기적’ 같은 내용을 담았다. 판타지적인 설정과 애틋함이 잔뜩 묻어나는 스토리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소리 없는’ 흥행을 이끌었다.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은 수두교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강선대도 기억해야 할 곳이다. 금강을 굽어보는 우뚝한 바위 위에 세워진 정자다. 이곳에서 조망하는 풍광이 운치가 있다. 현재의 정자는 1950년대 새로 지어진 것이지만 아름다운 풍광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코스의 출발점이자 종착지인 송호국민관광지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참 멋지다. 캠핑장과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송호국민관광지 매표소~강선대~강변 쉼터~함벽정~봉양정~봉황대~게이트볼장 사무실~송호국민관광지 매표소(6.6km·2시간30분)
 

여행/ 갯골생태공원 전망대
갯골생태공원 전망대.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한 이후 이색 데이트 장소로 주목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여행 / 늠내길
고즈넉한 늦가을 운치를 느낄 수 있는 늠내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 드라마 ‘남자친구’...경기 시흥 늠내길 2코스(갯골길)

‘늠내’는 시흥의 옛 지명이다. ‘넓은 땅’ ‘뻗어 나가는 땅’이라는 의미다. 늠내길 2코스인 ‘갯골길’은 장곡동의 시흥갯골생태공원을 중심으로 순환형으로 조성됐다. 천연하고 싱싱한 갯벌과 자연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길이다. 코스의 총 길이가 16km나 된다. 완주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시흥갯골생태공원과 전망대 일대만 걸어도 운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시흥갯골생태공원은 1930년대 중반 일제가 조성한 소래염전이 있던 곳이다. 천일염 생산지로 이름을 떨쳤지만 채산성이 악화되며 1996년에 폐쇄됐다. 인형극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옛 소금창고에서 당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여름에는 염전체험도 할 수 있다.

시흥갯골생태공원의 전망대는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됐다. 올해 초 종영한 송혜교, 박보검 주연의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한 덕분이다. 사랑을 키워가던 두 주인공이 불안한 앞날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던 장면이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남자 주인공은 이곳을 ‘바람 불어 좋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전망대에서는 공원과 시흥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 올라 큰 숨 들이마시면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시흥시청~쌀연구회~전망대~갯골생태공원 입구~제방입구~섬산~빙산대교~빙산펌프장~포동펌프장~부흥교~배수갑문~군자갑문~고속도로다리 밑~시흥시청(16km·4시간30분)
 

여행/ 인천둘레길 11코스
인천둘레길 11코스. 오래된 건물이 많아 숱한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됐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드라마 ‘도깨비’...인천 중구 인천둘레길 11코스

2017년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는 시공을 넘나드는 절절한 로맨스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한류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남았다. 강원도 평창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등 드라마의 촬영지는 당시 최고의 여행지로, SNS 인증샷 명소로 급부상했다.

인천 동구 금곡동의 배다리 헌책방 거리도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지며 인기를 얻었다. 한미서점을 비롯한 책방과 거리의 풍경이 드라마에 등장하며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한국전쟁 직후 형성된 것으로 전하는 배다리 헌책방 거리는 1960~70년대 서울 청계천, 부산 보수동과 함께 전국 3대 헌책방 거리로 꼽혔다. 옛 달동네의 풍경이 오롯이 남아 있는 ‘우각로 문화마을’과 가까워 함께 연계해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다. 우각로 문화마을은 산비탈에 형성된 동네다. 오래된 집들 사이로 난 좁은 골목을 걸으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곳곳에 그려진 벽화도 볼거리다.

인천둘레길 11코스가 이 일대를 관통한다. 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기 좋은 송현근린공원과 1960~70년대 달동네 서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도 이 코스에 있다. ▷도원역~우각로문화마을 옛 전도관~인천세무서~금창동주민센터~창영초~배다리헌책방거리~송현근린공원~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동인천역(5.2km·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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