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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연내 매각 완료 청신호

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연내 매각 완료 청신호

기사승인 2019. 11. 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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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임시이사회 개최…본협상 후 내달 주식매매계약 체결
HDC, 재무건전성 및 지배구조 변화 전망…에어부산 처리방안 모색할 듯
미래에셋대우, 익스포저 상승 우려…자산운용서 펀드조성 관리 가능성
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입찰 당시 2조5000억원 규모의 베팅을 하며 일찌감치 애경·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 1순위로 거론된 만큼 이변 없는 결과라는 평가다.

12일 금호산업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HDC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금호산업은 HDC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마지막 단계였던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기존 예상보다 빨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 달성 및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있어 (HDC컨소시엄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게 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HDC컨소시엄이 우성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아시아나 매각 작업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본협상 과정에서 아시아나 구주(31.05%) 가격과 신주가격을 놓고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자칫 이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이 상당부분 양보하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안에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아시아나 구주의 처분 권리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만큼 본협상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우선협상
◇HDC, 아시아나 인수해도 과제 산적
HDC컨소시엄이 본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HDC는 아시아나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면서 발생할 재무건전성 부담과 지배구조 문제 등을 고민해야 한다.

지주사 전환을 마친 HDC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14.6%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부채는 2조3578억원, 이중 유동부채는 1조7425억원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나는 같은 기간 659%의 부채비율을 기록 중이다. 9조5989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는 아시아나는 3조7000억원 이상이 유동부채로 재무건전성에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순부채만 5조4936억원이다.

아시아나는 그동안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해 왔다. 이들 채무의 미상환 총액(권면총액)은 6월말 기준으로 2조4860억원이다.

HDC컨소시엄이 아시아나가 발행할 신주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금수혈을 받은 아시아나는 650%가 넘는 부채비율을 300~40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항공산업 특성상 고정비 부담 등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노후화된 기단의 정비비용과 신기재 도입에 따른 운용리스비용은 적잖은 부담이다.

실제 아시아나는 87대의 항공기 중 기령이 20년이 넘은 항공기가 20대에 달한다. 이런 아시아나의 재무상황은 HDC의 재무건전성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번 매각이 아시아나 자회사 6곳을 포함한 통매각 방식이라는 점이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44.17%) △에어서울(100%) △아시아나IDT(76.22%)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에어포트(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문제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아시아나)는 증손회사(아시아나 6개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2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

이에 HDC는 아시아나 자회사 중 가장 매물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에어부산의 소액주주 지분 56%를 인수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재매각이나 다른 해결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HDC 자회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직접 인수하는 형태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재무건전성·지배구조 이슈보다 HDC의 고민을 키우는 것은 침체된 항공업계 상황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공급과잉과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줄줄이 적자행진 중이고,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역시 수익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과도한 공급 형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호텔 사업을 항공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HDC의 구상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hdc
◇인수전 참여한 미래에셋, 아시아나 경영 간접 관여하나
HDC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미래에셋대우의 아시아나 지분 처리 방안도 관심사다. 현재 IB업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아시아나 지분 20% 수준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컨소시엄에 직접 참여한 미래에셋대우가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산을 직접 투자한 만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하락으로 인한 익스포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HDC와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 지분을 7대3 수준으로 나누기로 한 것이란 말이 있는 만큼 미래에셋대우는 5000억~7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구NCR은 올해 상반기 기준 172.7% 수준으로 과거 금융당국의 경영권고 수준인 150%에 가깝다.

최근 대형IB 육성을 위해 도입한 신NCR은 2000%가 넘어가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용평가기관에서는 구NCR로 익스포저 위험을 평가하고 있어, 투자자산인 아시아나 지분을 오래 들고 있을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 게다가 해외부동산 투자 등 총 연결 기준 총자본의 약 21%에 달하는 대형투자가 진행 중으로 NCR부담은 더 가중될 수 있다.

때문에 IB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를 설립, 미래에셋대우가 셀다운 방식으로 지분을 관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증권사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경우 전략적 투자자(SI)가 지분을 되사는 계약을 맺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 회수에 나선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아시아나 지분을 당분간 보유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방법보다는 펀드설립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이번 딜이 종료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시아나 지분을 가져간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성과보수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추후에 아시아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가 가능해 손해 볼 것 없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아시아나A350
아시아나가 최근 도입한 A350 10호기/제공 = 아시아나항공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시아나 지분비율을 고려해 단순 사모펀드가 아닌 PEF를 설립해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10% 이상의 지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PEF를 설립해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를 구성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펀딩 참여자들이 아시아나 경영권을 PEF를 통해 간접 행사할 수 있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튼튼한 자본력을 갖춘 만큼 최악의 경우 수년간 아시아나 지분을 들고 있는 방식도 고려하고 이번 딜에 참여했을 것”이라며 “여러 가능성 중에 하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NCR관리를 위해서라도 미래에셋자산운영으로 지분을 넘기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아시아나에 대한 경영권은 HDC 이외에 펀딩에 참여한 3자가 관여되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예상 지분 구조상 HDC가 주도권을 잡고 운영에 나서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경영권 관련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오는 분위기다.

한편 금호산업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진 만큼 다음달 안에 주주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아시아나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등을 고려하면 최종 매각 마무리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측은 “아시아나 매각 대금은 금호산업으로 유입되며 이 자금은 금호산업의 부채비율 하락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이외 금호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사업 등에도 투자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매각은 지난 3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급물살을 탔다. 금호산업 이사회는 4월15일 아시아나 매각을 결정, 7월 매각공고를 냈다. 이후 8월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하고, 9월에는 투자의향서 접수를 진행했다. 9월10일 예비인수후보를 결정한데 이어 지난 7일 본입찰을 마감한지 5일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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