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태리, 비극은 ‘비밀’과 닿아 있을까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태리, 비극은 ‘비밀’과 닿아 있을까

기사승인 2019. 11. 14. 15: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태리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이태리의 운명이 가혹하다.


이태리는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극 중 만화 ‘비밀’에서 ‘진미채 요정’이라 불리며 이름도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출연하고 있다. 


이야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매 회 의미 있는 대사로 시청자를 안달 나게 하는 인물. 이태리는 애틋함부터 슬픔, 유쾌함까지 다양한 감정의 눈빛과 대사로 진미채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능소화’에서부터 ‘비밀’까지 스테이지와 쉐도우는 물론 자아를 깨닫고 있던 진미채는 작가의 애정인지 저주인지 손에 익을 캐릭터로 줄곧 등장한다. ‘비밀’에서는 이름조차 없다.


수많은 설정값을 견뎌야 했던 진미채. 모든 것을 혼자만 기억하며 작가가 그린대로 시간을 보낸 다는 것은 외롭고 긴 시간이었을 터. “대사라도 주지 말던가”라는 진미채의 말처럼 스테이지의 등장은 작가가 죽이지 않는 한 평생을 거스를 수 없는 의무다.


자아를 가진 단오(김혜윤), 하루(로운), 백경(이재욱)은 ‘비밀’의 쉐도우를 통해 ‘능소화’라는 또 다른 만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배경만 다를 뿐 똑같은 대사와 이야기의 흐름으로 ‘능소화’의 이야기와 비밀의 이야기가 은단오의 죽음에 닿아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스테이지를 바꾸고자 애쓰지만 결국 작가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은 변하지 않고 다른 누군가의 운명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들이 무언가를 하려 할 때마다 진미채가 이를 저지하고 막아섰던 이유는 노력해봐야 결말은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것을 더 빨리 겪었던 장본인이었기 때문.


진미채는 하루에게 “너같은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이야기를 거스르려 했던 사람”이라며 “이야기가 틀어지면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보게 되고 작가 앞에서 굴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돼”은단오의 스테이지를 바꾸면 그 애의 얘기만 변하지 않아. 그 스테이지와 관련된 다른 누군가들의 이야기도 결국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거야“라는 말로 그저 이야기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진미채는 과거 ‘능소화’에서 왕이었고 왕좌를 노리는 백경과 어머니의 억압에 하나의 희망인 수향을 사랑하고 있었다. 쉐도우를 느낀 진미채와 수향은 왕위를 버리고 떠나는 것으로 스테이지를 바꾸려 했지만 자객의 칼로 결국 수향은 죽음을 맞이한다.


알 수 없는 세월을 견뎌왔던 진미채(이태리)는 ‘비밀’에서 또 다시 사랑하는 여인 수향을 마주쳤고 ‘능소화’에서의 비극을 떠올려야 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수향이 자아가 없어 어떤 말을 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정말 가혹하다 그나마 고마운건 자아가 없다는 것인가”라며 수향을 걱정하는 모습은 진미채의 배려였다.


이렇듯 이야기의 끝을 짐작하는 진미채가 “절 여러 작품에 등장시키는건 좋은데.. 참 잔인하시네.. 이럴 거면 내 자아도 없애주던가“라며 원망조차 담담하게 내뱉는 모습을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