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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학종은 금수저·깜깜이·쓰앵님일까?…입시가 걱정되면 ‘학종유감’을 읽자

[서평]학종은 금수저·깜깜이·쓰앵님일까?…입시가 걱정되면 ‘학종유감’을 읽자

기사승인 2019. 1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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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학종'을 제대로 파악해야 길 찾을 수 있어"
한국 입시는 '수컷 농게의 커다란 집게발' 신세
정시 확대가 정당·학종 개선에 비중 논의 그치는 정부 마땅치 않아
한국의 대학 입시 구조는 너무 복잡하다.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과학고, 영재고 등 고교 입시까지 가세하면서 도무지 답을 알 수 없는 고차방정식이 됐다.

특히 입시문제가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특혜 논란에서 촉발된 ‘공정성’ 문제로 번지면서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의제가 됐다. ‘학종유감’(카시오페아 출판사.2019.11.)의 저자 이천종은 우리 입시제도 자체의 민낯을 폭로함으로써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학종유감
/사진=카시오페아 출판사
이 작가는 한국의 입시제도가 수컷 농게의 커다란 집게발 신세를 닮았다고 했다. 갯벌에 사는 수컷 농게의 집게발은 전체 몸무게의 절반에 달할 만큼 지나치게 크고 무겁지만, 다른 수컷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나면 쓸모없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

학생들을 명문대학 입학에만 ‘올인’하게 해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한 나머지 정작 대학에 가서는 직업 경쟁력을 갖춰야 할 ‘공부’에 소홀하게 하는 현 입시제도를 ‘수컷 농게의 집게발’에 비유했다. 쓸모없는 집게발은 도려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현직 기자이기도 한 이 작가는 특유의 ‘균형감’을 유지하며 현 정부의 대입제도개편의 핵심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실상을 파고들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입학사정관, 심지어 사교육종사자의 시각까지 담았다.

역사적으로 한국 입시 문제는 민심의 역린이었다고 작가는 지적한다. 군사정권의 총칼도 무력했고, 민주화 이후 수차례에 걸친 개혁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문제였다. 쉽게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의 정시 모집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정당하냐 혹은 학종을 개선하는 것에 비중을 둬야하느냐는 논의에 머무는 정부 정책도 신통치 못하다는 지적도 담겼다.

다만 이 책은 ‘학종은 금수저’에게 유리하고, ‘정시는 흙수저’에게 유리한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과연 ‘개천의 용’을 배출했던 시기가 있었는지, 정시를 확대하면 흙수저도 ‘용’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했다.

아울러 작가는 그의 경력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에게 묻고 또 물었으며, 해외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도 주저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 책은 치열한 한국의 입시 속에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한 아버지의 마음이 담겼을 수 있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학종=금수저 전형’이라는 방정식이 생기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학부모의 시각을 통해 학종 사교육의 현실을 반영했다. 2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입학사정관이 바라보는 학종의 실태를 담았다. 3장은 조국 전 장관 파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등 굵직한 사건과 학종의 본질을 살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고교서열화가 대학서열화에 반영됐는지도 분석해 냈다. 법조계 판·검사 스펙이 ‘KS(경기고-서울 법대)’에서 ‘○○외고-서울 법대’로 바뀐 현실, 왜 정부는 자사고 등 특수목적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지 등 내용도 담았다.

정부가 정시 선발 비중을 높여도 학종은 여전히 살아남는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학종유감’을 펼쳐보자. 곳곳에서 교육문제로 고민하는 당신에게 혜안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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