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신의한수:귀수’ 권상우 “최고는 아니더라도 한 방 있는 배우 될래요”

[인터뷰] ‘신의한수:귀수’ 권상우 “최고는 아니더라도 한 방 있는 배우 될래요”

기사승인 2019. 11. 21. 00: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신의 한 수: 귀 수' 권상우/제공=CJ엔터테인먼트

 "'권상우는 권상우다. 괜히 권상우가 아니구나, 한 방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최고의 배우로 인정받을 수는 없어도 활용도 높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권상우가 영화 '신의한수: 귀수편'(감독 리건)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가장 자신 있는 액션장르로 11월 극장가를 장악했다.


지난 7일 개봉된 이 영화는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권상우)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담은 범죄액션 영화다. 2014년 356만 관객을 동원한 '신의 한수' 오리지널 제작진이 다시 뭉쳐 전작의 15년 전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 작품이다. 


권상우는 전작에 출연한 배우 정우성을 대신해 출연했다. 이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그는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메가폰을 잡은 리건 감독에 대한 믿음도 컸다. 


"리건 감독님을 봤을 때 그가 '귀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8분짜리 영상을 함께 보여 주셨어요. '신의한수' 1편과 할리우드 영화들이 짜깁기로 편집된 영상이었는데 그 정성에 놀라서 만나고 싶었고,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장면 정리도 잘 해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주셨죠. 현장에서 항상 '누나를 생각해라'라고 다스려주셔서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시사회때 영화가 끝나고 감독님을 꽉 안아줬어요."


권상우는 영화를 촬영하며 액션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설렜다. 3개월 이상 고강도의 액션 연습과 6kg 이상 체중 감량, 체지방 9%대의 신체를 유지해야만 했다. 몸을 만드는 과정이 고됐지만 '즐거운 고통'이었다. 


"3개월 동안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외로운 작업이었어요. 영화 지방 촬영이 많으면 모여서 술도 마시고 하는데 이번에는 제가 설정한 외적인 모습이 있어 숙소 근처에 있는 헬스클럽만 여러 곳을 가봤어요. 고구마를 먹고 TV를 보다 잠들고 했죠. 나름대로 금욕적인 생활을 했어요. 배우 생활하면서 한 번도 이렇게까지 해 본적이 없어요. 외롭고 절제 돼 있는 생활이었지만, 완성될 영화를 꿈꿨죠. 즐거운 고통이었어요."



'신의 한 수: 귀 수' 권상우/제공=CJ엔터테인먼트

권상우는 몸을 쓰는 액션 작품을 항상 꿈꿔왔지만 영화·드라마 등 출연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단절 돼 있었다.


"몸을 쓰는 액션 작품을 항상 꿈꿔왔어요. 하지만 해외 활동도 많이 하고, 드라마도 하다 보니 액션 장르 영화와 멀어지더라고요. 하지만 '신의한수'를 촬영하면서 오랜만에 액션 촬영을 해서 재미있었고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죠. 더 했으면 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분량에 흐름에 맞게 나와 조금의 갈증은 있었어요."


'신의한수: 귀수편'에는 세 번의 큰 액션 장면이 등장한다. 골목길, 화장실, 제철소 액션은 권상우의 날렵함과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신경써서 촬영한 액션들이만큼 영화 속 액션을 접한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하다고 한다.


"화장실 액션은 정교함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액션이었던 것 같아요. 긴장감이 있었고, 각자의 정서가 다른 것 같아요. 가장 신경 쓴 액션장면은 첫 번째 등장한 골목길 액션이에요. 이는 달라진 귀수의 모습이자 첫 번째 복수의 모습이죠. 처음에는 함께 호흡을 맞춘 '홍기준 배우와 액션할 때 잘 맞출 수 있을까?'라고 걱정을 했는데 잘 해줘서 고마웠어요. 둘이 아침에 현장에서 만나면 '잘 잤냐'며 인사로 액션을 했어요."


극중 귀수는 자신을 사지로 몰았던 '내기 바둑판'에 뛰어들어 복수를 하는 인물이다. 영화를 만나기전에는 바둑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촬영을 준비하면서 푹 빠졌고, 인생과 비슷한 바둑판의 세계에 많은 것들을 느꼈다.


"사활, 패착 등 바둑 용어가 일상에서 많이 쓰이고, '인생이 바둑판과 같다'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제가 한 수를 잘못 둬 역전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한 수, 두 수, 열 수 앞을 보고 둬야하는 스포츠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더라고요. 앞을 내다보고 예상을 하니 비켜 갈 때도 있잖아요.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들이 많고,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그런 것들을 새겨서 (영화관 밖으로)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동갑내기 과외하기', 드라마 '천국의 계단' 등에 출연하면 차근히 필모그래피를 쌓은 권상우. 이번 '신의 한수: 귀수편'이 그의 대표 작품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배우가 전 작품으로 기억되는 건 좋은게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야왕' '대물' '탐정' 등 그 이후에도 좋은 작품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오래 전 작품을 이야기 하니 아쉽더라고요. 10년 뒤에는 '귀수'라는 영화가 대표작으로 거론 됐으면 좋겠어요."


2001년 영화 '화산고'로 데뷔한 그는 어느덧 18년차의 대 선배가 됐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지향점에 고민이 많다.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작품은 휴먼 코미디를 꿈꾸지만 다양한 장르도 갈망하고 있다.


"휴먼 코미디는 관객들을 웃기는 것에도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시니컬할 배역보다는 웃기는게 더 힘들어요. 관객들을 울리고 웃길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고, 귀수처럼 화려한 액션, 남성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아직 해보지 못 한게 많네요."


권상우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대체불가능한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은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제가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그 작품 안에서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게 하는 것이 제 목표에요. 송강호, 황정민 등 연기 잘하는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계시잖아요. 이름만으로 존재감이 있는 배우도 좋지만 한 작품을 보고 관객들이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게,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활용도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