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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떼 습격에 위기 몰린 파키스탄 농민…식량안보 위협 우려 증폭

메뚜기떼 습격에 위기 몰린 파키스탄 농민…식량안보 위협 우려 증폭

기사승인 2019. 11. 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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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을 덮친 메뚜기 떼가 각종 농지에 병균을 옮기고 농작물을 파괴하고 있다. 사진은 현지 메뚜기 떼 모습. 사진=Aliza Ansari 트위터 홈페이지(@aliza__ansari)
파키스탄을 덮친 메뚜기 떼가 각종 농지에 병균을 옮기고 농작물을 파괴하고 있다. 최악의 메뚜기 사태에도 파키스탄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현지 식량 안보 우려는 증폭되는 양상이다.

영국 텔레그라프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州)의 카라치는 1961년 이후 처음으로 메뚜기 떼가 몰려들면서 농민들이 대혼란에 빠졌다. 자히드 부구리 신드주 농업회의소 소장은 메뚜기 떼로 인해 타르파카르·미르푸르 하스·상하르·카라치 등의 지역 농작물 40%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밀·목화·토마토를 심어놓은 농지가 “완전히 망가진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는 올해 초 처음 파키스탄에서 발견된 메뚜기 떼가 여름 동안 인도-파키스탄 국경에서 번식기를 거쳐 그 수를 늘렸다면서 파키스탄이 심각한 위협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다. 실제 메뚜기는 하루 최대 90마일(약 144.84km)를 이동할 수 있으며 한 마리의 메뚜기는 매일 자신 몸집만큼의 음식을 섭취한다. 또 번식 요건이 좋을 경우 3개월 내 개체 수를 20배까지 늘릴 수도 있다.

10월 초 들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한 메뚜기 떼는 이달 초부터 농작물에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라치에 거주하는 농부 샤나와즈 발로치(39)는 이달에만 메뚜기가 8ac(약 9793.3평)에 달하는 자신의 당근 농장을 파괴했다고 망연자실했다. 발로치는 “파키스탄 당국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주민이 협심해 메뚜기를 쫓고 있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 농작물을 살릴 수가 없는 지경”이라면서 “메뚜기 떼 습격은 농작물 뿐 아니라 생계까지 무너뜨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파키스탄 정부는 메뚜기 떼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무하마드 타리크 칸 파키스탄 식품안전부 식물보호과 담당자는 “메뚜기 떼가 다음 이동지에서는 농작물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파키스탄의 미지근한 대응을 두고 유엔(UN·국제연합)은 “파키스탄 인더스 계곡의 농업 지역까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재차 경종을 울렸다.

신드주 농민 단체인 ‘신드 아바드가르 이사회’의 시드 나데엠 부회장은 “메뚜기 떼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는 것은 연방정부 책임이지만 결정적인 조치는 결국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작물의 3할은 완전히 파괴됐다. 농부는 연 초 농사를 시작할 때 대출을 받기 때문에 수확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작황이 좋지 못해 농민들은 파멸에 직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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