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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 거장 쿤체·르베이 “신작은 ‘베토벤’, 동시대적 감성으로 그릴 것”

뮤지컬계 거장 쿤체·르베이 “신작은 ‘베토벤’, 동시대적 감성으로 그릴 것”

기사승인 2019. 11. 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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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아니라 30대 중반 저항가 베토벤 보여주겠다"
쿤체 르베이
뮤지컬계 거장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오른쪽)가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왼쪽은 작사가 미하엘 쿤체. 이들은 2021년 공연을 목표로 신작 ‘베토벤’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제공=EMK뮤지컬컴퍼니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작사가 미하엘 쿤체(76)와 헝가리 대표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74)는 뮤지컬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을 탄생시킨 명품 콤비다.

40여 년 간 호흡을 맞춰 온 뮤지컬계 두 거장이 신작 ‘베토벤’을 선보인다. 2021년 국내에서 처음 공연될 뮤지컬 ‘베토벤’은 이들이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에 제안해 제작하는 뮤지컬이다.

쿤체는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보여줄 ‘베토벤’은 흉상으로 존재하는 영웅 같은 인물이 아니라 30대 중반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저항가”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음악가로서 모든 것을 성취한 베토벤이 귀가 들리지 않게 되자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생각하는데, 한 여인을 만나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아를 찾아 결국 음악적 성취를 이룬다는 내용을 담는다.

쿤체는 “작품 속 베토벤은 운명의 상대를 만나 우울한 삶을 극복하고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는다”며 “내면의 변화가 그를 최고의 작곡가로 만든 원동력이었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르베이는 “베토벤의 원곡을 바탕으로 존경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작업하고 있다”며 “베토벤을 동시대적인 감성으로 노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 뮤지컬과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쿤체는 “지난 10년간 한국 뮤지컬이 굉장히 많이 성장했는데 그 과정에 우리 작품이 있어 기쁘다”며 “짧은 기간에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 견줘도 손색없는 국제적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며 치켜세웠다.

지난 17일 폐막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16일 개막한 ‘레베카’를 봤다는 르베이는 “두 공연 모두 압도적이었다”며 “배우들은 단순히 노래하거나 연기하지 않고 캐릭터 그 자체가 돼 살아 숨 쉬었다”고 전했다.

쿤체도 “한국 배우는 음악적으로 훌륭하고 작품 속 인물을 살아 숨 쉬게 한다. 대개 한 프로덕션에서 1∼2명 정도가 잘하는데 한국은 모든 배우 역량이 뛰어나다”고 했다.

1943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쿤체는 1960∼1970년대 세계적인 팝 가수들과 작업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선사했다. 뮤지컬 ‘에비타’ ‘캣츠’ ‘코러스 라인’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 ‘맘마미아’ ‘위키드’ 등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독일어로 번안해 히트시키기도 했다.

르베이는 1945년 헝가리에서 태어났다. 1980년 이후 20년간 할리우드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마이클 더글러스, 조지 루커스, 실베스터 스탤론, 우피 골드버그 등과 함께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뮤지컬 시장에는 1990년대 쿤체와 함께 뛰어들었다.

르베이는 쿤체와 함께 오래 작업한 비결에 관해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며 “우정과 서로에 대한 존중, 믿음이 바로 비결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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