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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난항...먼저 자리 뜬 미국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난항...먼저 자리 뜬 미국

기사승인 2019. 11. 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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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목 신설 통해 대폭 증액 요구
한국 "SMA 틀 벗어난 협상 수용할 수 없어"
연내 협상 타결 불투명, 차기 일정 못 잡아
한미 방위비협상 파행속 종료…차기회의 일정 논의도 못해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 수석대표 (왼쪽 사진)와 정은보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오른쪽)). / 연합뉴스
내년 한국 정부가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결정하는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의 3차 회의가 파행했다.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측은 한국의 제안이 자신들의 요청에 못 미쳤다며 먼저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일정도 정하지 못해 연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23일 종료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한 의견차와 맞물려 한·미 간 불협화음까지 감지된다.

외교부는 19일 서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린 11차 SMA 3차 회의의 이틀째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미 협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회의는 약 1시간 반만에 끝났다.

정은보 방위비분담 협상대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측의 전체적인 제안과 우리가 임하고자 하는 원칙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회의가 조기 종료된 데 대해선 “미측이 먼저 이석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미국이 직접적인 불만을 표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제임스 드하트 미측 협상대표는 이날 회의 뒤 성명을 발표하고 “유감스럽게도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측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현행 1조 389억원보다 약 5배 많은 50억 달러(5조 8000억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식 확인되진 않았지만 전략자산 전개비용과 미군 인건비 등 간접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정부는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SMA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부담해야 하는 주한미군 주둔 경비에 대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군수지원비 △군사시설 건설비 일부를 한국이 부담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면서 향후 의견차를 좁히기 위한 작업은 더욱 힘겹게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이 동맹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며 지소미아 종료 문제 등과 연계해 한국 정부를 더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국회의 비준 거부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기존 1조원 가량의 액수에 근접한 곳으로 미국을 유도하기 위해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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