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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피로한 회사’서 ‘워라밸 기업’으로 거듭난 KDB생명

[취재뒷담화] ‘피로한 회사’서 ‘워라밸 기업’으로 거듭난 KDB생명

기사승인 2019. 1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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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KDB생명은 최근 ‘2019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 기업에 선정돼 장관상을 받았습니다.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사례 공모전’은 고용노동부가 일과 생활의 균형, 즉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시하는 기업문화의 확산을 위해 현장감 있는 사례를 발굴해 시상하는 공모전입니다.

사실 KDB생명은 2017년까지만 해도 노동강도가 높은 ‘피로한 기업’이었습니다. 2017년 당시 KDB생명은 매각을 위해 희망퇴직으로 임직원 230여 명을 내보내고 점포도 절반가량 감축하는 등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같이 일하던 동료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니 남은 이들의 마음도 좋을 수는 없었는데요. 이 때문에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물론 심적 피로도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2018년 2월 취임한 정재욱 사장은 희망퇴직 등으로 저하된 직원들의 사기를 반등시키기 위해선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전사적으로 기업문화 개선 프로젝트를 실시했고,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대폭 부여했습니다. 당연히 업무강도는 줄어든 반면 직원들의 주인의식은 커졌습니다.

이를 통해 KDB생명은 2년 만에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우선 업무시간관리를 직원들의 자율에 맡겨 각자가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습니다. 퇴근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PC가 꺼지는 PC오프제를 도입해 불필요한 야근을 막고, 점심시간도 기존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늘렸습니다. 또한 일종의 탄력근무제도인 시차출근제를 도입해 8시 출근~5시 퇴근과 9시 출근~6시 퇴근, 10시 출근~7시 퇴근 중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직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제도는 ‘반반차 휴가’인데요. 반차의 절반, 즉 2시간짜리 휴가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직장인들은 사실 평일에 잠깐 은행 업무를 보러 가는 것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하지만 반반차 휴가 제도를 활용하면 업무에 큰 지장 없이, 눈치 보지 않고 개인적인 용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반반차 제도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한데요. 전날 저녁 술자리로 인해 아침에 너무 힘들다면 반반차를 내고 두 시간 늦게 출근하면 아침시간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에서 괴롭지 않아도 되겠죠. 또 시차출근 제도와 반반차 제도를 결합하면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3시면 퇴근할 수 있어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직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KDB생명은 또 육아 복지제도와 교육비 지원 제도 등도 확대했습니다. 워라밸이 좋아지니 기업 실적도 함께 개선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KDB생명은 올해 흑자 규모를 대폭 키웠습니다.

KDB생명은 현재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상황인데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네 번째 매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기업문화 변화와 실적 개선이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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