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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시장, ‘기술’ 아닌 ‘소비자’ 관점으로 돌아가야”

“유료방송 시장, ‘기술’ 아닌 ‘소비자’ 관점으로 돌아가야”

기사승인 2019. 11. 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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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1일 한국IPTV방송협회가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지미콘2019(지속가능한 미디어생태계 컨퍼런스)’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 손지윤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조영신 SKB 실장, 이성춘 KT 상무, 홍대식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홍종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성환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정준희 한양대학교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가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장예림 기자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의 영향력이 커지고, 국내 유료방송 M&A(인수합병)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유료방송 시장이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는 ‘기술’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21일 서울 국회 인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지미콘2019(GeMeCon2019, 지속가능한 미디어생태계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손지윤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버, 에어비앤비 등 신생 기업이 들어오면 그 기업들의 기술을 채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들(우버, 에어비앤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기술이 아닌 소비자였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위원은 “소비자를 분석해서 기존의 가치사슬을 끊고, 불편함을 해결한 게 성공 요소”라면서 “기술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다시 소비자로 관점이 옮겨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료방송에서도 넷플릭스 사업자가 들어와서 이미 끝난 것 같아보이지만, 현재 유료방송 시청자들을 지켜보면서 왜 떠나갈까, 불만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면 다 알 것”이라며 “기업 관계자분들이 알면서도 여러 카니발리제이션에서 스스로 외면할 수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을 보면 재방송도 많고, 볼 것도 없고, 홈쇼핑 방송을 불편해하는 등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시청자의 힘은 기술과 연계해서 외면할 수도 없고 오히려 급격한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 홈쇼핑에 거부감 없는 시청자가 있다면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환경을 조성해주면 된다. 반대로 아닌 시청자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주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료방송이야 말로 이미 구축된 생태계임을 강조하며 유료방송 생태계가 살아남기 위해서 우물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태계 안의 플레이어들이 갑론을박하는 상황을 정부나 입법 기관에서 깨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 위원은 “파격적으로 진입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특히 허가제·재허가제는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며 “규제차원에서 보면, 세세한 부분에서 많은 운영상 어려움들이 있다. 케이블 업계가 특히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 디바이스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영신 SK브로드밴드 실장은 “결과적으로 TV라는 디바이스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만들어가는 사업자라면, TV라는 디바이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며 “이건 콘텐츠 사업자나 플랫폼 업계와도 합의해볼 지점이다. TV에서 활용될 콘텐츠를 ‘영상’이라고 한정하면 생태계 폭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유료방송 사업자는 가입자 수를 늘려서 돈을 벌었고, 콘텐츠 사업자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서 광고 등으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이게 유효한 성장인가를 고민했을 때 아무도 답변 못하고 있다”며 “성장 논법이 유효하지 않는 시장에서 생태계를 논의하는 것보다 앞으로 나올 시장을 두고 생태계를 논의하는 게 조금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성춘 KT 상무는 △IP 기반의 디바이스 확장 △개인화 기반의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 △시장의 글로벌화 등으로 미디어 화두가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상무는 “OTT와 경쟁도 하고 협업도 하면서 시장 자체를 키워나가야 하는 게 기본적인 스탠스”라며 “개인화가 트렌드이지만, 개인도 세분화되고 있다. 서비스로 승화시켜서 나아가면 사업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지고, 매출 규모도 커질 것이다. 그런 방향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기존 미디어가 지닌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중요 요소로 꼽았다. 그는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가 대체되는 과정에서 올드미디어의 자원들을 뉴미디어가 활용하도록 하면, 뉴미디어의 자양분이 돼 미디어의 꽃이 피우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 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는 강호정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 김성환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정준희 한양대학교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 손지윤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조영신 SKB 실장, 이성춘 KT 상무, 홍대식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홍종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이 참석해 총 3개의 발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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