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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만기보유채권 34조원 ‘매도가능채권’으로 전환…실적 하락 방어

한화생명, 만기보유채권 34조원 ‘매도가능채권’으로 전환…실적 하락 방어

기사승인 2019. 11. 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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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시 올해 순손실 전망
채권 매각 및 평가익 제고 기대
회사측 "부채 듀레이션 맞추기 위한 것…이익 실현 목적 아냐"
한화생명이 최근 만기보유채권 34조원 전액을 매도가능채권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금리 등 보험영업환경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연말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을 추가 적립하게 되면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되자 실적 방어 차원에서 변경을 추진한 것으로 판단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만기보유채권 전액을 이달 1일자로 매도가능채권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매도가능채권 규모가 52조원으로 늘어났다. 지금처럼 금리가 낮은 상황에선 매도가능채권으로 변경하게 되면 채권평가익이 발생한다. 이번 변경으로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도 220%에서 260%로 약 40%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원가법으로 평가돼 시장금리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만기보유채권과는 달리, 매도가능채권은 시가법으로 평가 받는다. 시가법으로 평가하면 최근의 금리 하락세 속에서 평가이익이 높아진다.

한화생명이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변경한 것은 4분기 실적 방어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생명이 올 3분기까지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채권 매각을 통한 이익실현과 채권평가익 제고로 실적 하락세를 방어한 것이라는 얘기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465억원으로 2017년(6887억)보다 35% 줄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이 161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471억원)보다 64% 감소했다.

특히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의 추가 적립이 매년 4분기 인식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 4분기는 부담이 크다. 금융투자업계가 평가하는 한화생명의 4분기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가적립액은 2500억원 수준이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보험료 일부를 주식·펀드 등에 투자해 계약자에게 투자성과를 나눠주는 상품이다. 다만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도 계약자에게 원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판매한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엔 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액이 늘어나면 순이익 감소 또는 순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실적 방어 때문에 매도가능채권으로 변경했다는 식의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신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선제적인 대응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신회계기준 도입과 관련해서 자산 대비 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을 맞추기 위해 단기채에서 장기채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이익실현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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