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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능성적 유출… 교육부·평가원 책임 물어라

[사설] 수능성적 유출… 교육부·평가원 책임 물어라

기사승인 2019. 12. 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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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코앞에 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가 뚫리고 일부 수험생이 성적을 사전에 확인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1일 밤 한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는 게시글이 인증서와 함께 올라와 평가원 홈피가 마비됐다. 수능 성적은 4일 발표될 예정이다.

인증서가 올라오자 다른 네티즌들이 성적표를 어떻게 확인했는지 물었고, 원 게시글 작성자는 웹 브라우저의 개발자 도구를 이용한 성적 확인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성적을 확인한 수험생들은 성적이 가채점 결과와 차이가 없다고 했다. 수험생들은 서로 표준점수와 등급을 비교해 ‘공식 등급컷’을 유추하기도 했다. 한바탕 수능성적 인증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성적 유출 사실은 교육부도 확인했다. 교육부는 일부 재수생이 평가원 사이트에 들어가 본인의 올해 수능 점수를 확인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평가원이 성적 발표를 앞두고 사전 모의 테스트를 위해 성적표 발급 사이트를 연결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수험생이 성적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테스트 과정에서 성적이 유출됐다니 해명이 참으로 궁색해 보인다.

평가원이 성적 유출 경위와 향후 조치를 설명하겠지만 국가 최대 시험의 보안이 허술한 것은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홈페이지에서 불법으로 성적을 확인한 수험생에 대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 이미 성적이 유출된 상황에서 4일까지 발표를 미룰 필요는 더더욱 없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불법 성적 확인 수험생을 0점 처리하라는 글도 올라왔다.

이번 사태는 분명 ‘예고된 인재’다. 지난해에도 ‘보안 허점’을 지적하는 민원이 있었다고 한다. 평가원은 성적이 컴퓨터로 집계·관리돼 보안상 문제가 상존한다는 것을 알고 이에 대비해야 했다. 방어벽이 튼튼한 은행의 돈까지 꺼내가는 세상이니 평가원에 들어가 수능 성적을 확인하는 것쯤은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교육부와 평가원,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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