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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추억이 있는 명곡의 현장...‘노래와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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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추억이 있는 명곡의 현장...‘노래와 떠나는 여행’

김성환 기자 | 기사승인 2019. 12. 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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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12월 추천 가볼만한 곳
여행/ 삼포마을
경남 창원 삼포마을. 가수 강은철이 부른 ‘삼포로 가는 길’의 모티브가 된 곳이다. 노래를 만든 이혜민은 이곳을 ‘동경의 그리움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마을’이라고 소개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명곡은 추억과 그리움을 게워내 곱씹게 만든다. 오래된 시간, 잊고 지낸 동경이 되살아날 때 마음은 한겨울 칼바람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따뜻해진다. 한국관광공사가 12월 가볼 만한 여행지로 ‘노래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추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옥 같은 노래와 연관된 여행지가 제법 많다. 최근 레트로(복고)가 유행이다. 1980~90년대 대중가요와 트로트도 덩달아 다시 사랑받고 있다. 가슴에 깊이 각인된 아름다운 음악은 세대를 아우르는 법이다.
 

여행/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와 삼포마을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와 삼포마을/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한국관광공사 제공


◇ ‘삼포로 가는 길’의 이상향 경남 창원 삼포마을

가수 강은철의 ‘삼포로 가는 길’(1983)이 히트하며 ‘삼포’는 이상향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삼포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실제로 존재하는 포구마을이다.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이혜민은 1970년대 후반 이곳으로 여행을 왔다가 풍경에 반해 노래를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수필 ‘내 마음의 고향 삼포’에서 이곳을 ‘동경의 그리움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마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해안가를 걸을 때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며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삼포마을은 전형적인 관광지가 아니다. 게으름을 부리며 포구를 이리저리 걷다 보면 천연한 풍경에 힐링이 된다. 마을 초입에는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있다. 노래비 주변으로 ‘진해바다70리길’이 지나는데 삼포마을로 향하는 5구간은 코스 이름이 ‘삼포로 가는 길’이다. 노래비에서 바다 쪽으로 400m 정도 가면 마을이다. 포구에는 카페가 몇 군데 있는데 차를 마시며 계절을 음미하기 딱 좋다.
 

여행/ 덕수궁과 덕수궁돌담
덕수궁과 덕수궁돌담/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이영훈 노래비
‘광화문 연가’를 만든 이영훈의 노래비/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붉은벽돌의 정동제일교회
정동제일교회/ 한국관광공사 제공


◇ ‘광화문 연가’의 서울 정동길

서울 중구 정동 일대는 가수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1988)의 무대다. 사랑하는 사람과 거닐던 추억을 회상하는 이 노래는 애틋한 멜로디와 어우러져 듣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 때는 더 그렇다. 정동길, 교회당, 덕수궁 돌담길 등 아날로그적인 소재들은 역설적이게도 최첨단의 현대에 오히려 푸근함을 선사한다.

정동 일대에는 1883년 미국공사관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각국 공사관이 자리를 잡았다. 이때 서양식 건물도 함께 들어섰다. 이화여고 터에 서구식 호텔인 손탁호텔이 생겼고 최초의 여성 전문 병원인 보구여관도 들어섰다. 아담한 찻집과 정동극장은 정동길에서 만나는 회상의 오브제다. 세월이 흐르며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덕수궁 돌담 내부길이 개방됐고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개관했다. 구세군중앙회관은 갤러리와 공연장, 예술공방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정동1928아트센터’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 정동전망대에 오르면 덕수궁과 정동길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정동제일교회 옆에는 ‘광화문 연가’의 작곡가 이영훈의 노래비가 있다. 그는 2008년 세상을 떠났다. 정동제일교회는 노래에 등장하는 ‘교회당’이다.
 

여행/ 신해철 거리에 놓인 그의 동상과 사진
‘신해철 거리’의 신해철 동상과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생전에 신해철이 만든 앨범들
신해철스튜디오에 있는 생전에 그가 만든 앨범들/ 한국관광공사 제공


◇ ‘마왕’의 흔적이 오롯한 경기도 성남 ‘신해철거리’

2014년 고인이 된 가수 신해철은 생전에 ‘마왕’으로 불렸다. 활발한 사회참여와 독설로 카리스마를 구축하며 늘 화제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그의 노래 역시 이런 경향이 짙었다. 마왕의 빈자리는 그래서 더욱 크게 느껴진다. 마왕의 추종자들이 그 공허를 메우기 위해 찾는 곳이 경기도 성남 분당의 ‘신해철거리’다. 그의 작업실이 있었던 것을 계기로 조성됐다.

거리에는 신해철이 마이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의 동상이 있다. 거리 바닥에는 각계각층 팬들의 추모글이 적혀있고 나무 푯말에는 신해철이 쓴 노래 가사가 새겨져 있다. 160m에 불과한 짧은 거리지만 글귀를 읽고 가사를 음미하며 걸으면 긴 여행이 된다. 신해철의 작업실이었던 ‘신해철 스튜디오’에는 아직도 그의 온기가 남아있다. 다양한 분야의 도서로 채워진 책장, 그가 입었던 무대의상과 피아노 등을 보고 있으면 “자, 이제 녹음해야지” 하고 마왕이 불쑥 나타날 것처럼 느껴진다. 서재 옆은 음악 감상실이다. 신해철이 이끌었던 그룹 ‘넥스트’의 라이브 앨범(1997·EMI)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 소양강 스카이워크와 물고기상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와 물고기상/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소양강처녀상과 소양강 스카이워크
춘천 소양강처녀상과 소양강 스카이워크/ 한국관광공사 제공


◇ ‘춘천 가는 기차’의 종착역 강원도 춘천

중·장년층에게 경춘선 열차는 생각만해도 가슴이 뛰는 대상이다. 청평, 가평, 강촌 등 기차가 지나는 곳들이 대학생의 엠티(MT) 장소로,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은 덕에 곳곳에 ‘청춘’들의 사랑과 고뇌가 부려져 있다. 가수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1989)가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옛 연인을 그리워하며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향하는 여정을 보사노바 풍의 멜로디에 담아 나지막이 읊조린 이 노래는 역설적이게도 화려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풍경은 변했어도 기차가 지나는 곳에는 여전히 청춘들이 활개를 친다. 또 경춘선의 종착역인 춘천은 홍천, 화천, 양구, 인제를 아우르는 강원도 호수문화여행의 중심지가 됐다. 춘천역에서 출발하는 춘천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소양강스카이워크, 7m 높이의 소양강 처녀상 등 춘천의 대표 여행지를 손쉽게 돌아볼 수 있다. 소양강 처녀상은 춘천을 대표하는 또 다른 노래 ‘소양강 처녀’(1970)를 알리기 위해 세워졌다. ‘울고 넘는 박달재’ ‘단장의 미아리고개’로 유명한 반야월이 가사를 썼고 이호가 곡을 붙였다. 2000년대 들어 리메이크곡이 히트하면서 ‘국민가요’로 거듭났다.
 

여행/ 제천 박달재
‘울고 넘는 박달재’의 무대인 제천 박달재/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박달재 노래비
박달재 노래비. 작사가 반야월이 지은 가사를 새겨놓았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애틋한 사랑 이야기...‘울고 넘는 박달재’의 충북 제천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로 시작하는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1948)는 당시 공전의 히트를 치며 영화와 악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충북 제천과 충주를 잇는 박달재는 예부터 교통의 요지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러나 박달재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이 노래 덕분이다.

 

노래에 등장하는 ‘금봉’은 박달재의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전설은 애틋하다. 조선 중기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 ‘박달’이 박달재 아랫마을에 잠시 묵었는데 이곳에 살던 ‘금봉’이와 사랑에 빠진다. 박달은 장원급제 후 돌아올 것을 기약하고 떠나지만 이후 감감 무소식. 절망한 금봉은 숨을 거두고 뒤늦게 도착한 박달 역시 금봉의 환영을 잡으려다 절벽에서 떨어져 목숨을 거둔다. 현재 박달재에는 금봉과 박달의 전설을 형상화한 조각공원과 목각공원이 조성돼 있다. 박달재목각공원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정자 모양의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 서면 박달재의 수려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행/ 이난영공원에서 바라본 유달산
이난영 공원에서 바라본 유달산/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이난영이 수목장으로 잠들어 있는 배롱나무
이난영 공원의 ‘이난영 나무’. 이난영이 수목장으로 잠들어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목포의 눈물’로 돌아보는 전남 목포

전남 목포 하면 가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1935)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난영은 열여섯 살 무렵 배우의 꿈을 안고 목포를 찾은 태양극단을 따라나섰다. 순회공연 중 레코드사 사장에게 발탁돼 가수로 데뷔했고 19세인 1935년에 ‘목포의 눈물’로 단번에 가요계의 여왕에 등극한다. 애상 어린 멜로디와 가사는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조선인들의 심금을 울렸고 목포를 추억과 희망의 장소로 각인시켰다. 이듬해인 1936년에는 일본에서도 음반이 발매됐는데 꽤 인기를 얻었다고 전한다.

‘이난영’은 목포 여행에서 훌륭한 테마다. 세 개의 섬이었다가 지금은 육지가 된 삼학도에는 이난영 공원이 있다. 가장 큰 대삼학도에는 이난영의 또 다른 히트곡 ‘목포는 항구다’(1942) 노래비가 있다. 노래비 뒤 배롱나무 아래에 이난영의 묘가 있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동네 양동 42번지는 그의 생가 터다. 항구도시 목포의 운치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지난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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