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또 김장·연탄배달?…봉사활동은 세대교체 안 하나

[취재뒷담화] 또 김장·연탄배달?…봉사활동은 세대교체 안 하나

기사승인 2019. 12. 06.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얼마 전 모 기업 직원에게 들은 말이었습니다. 매년 김장 봉사 활동을 하는데 솔직히 만족도도 떨어지고 하면서도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김장을 전문가들이 하는 게 아니니 맛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고 받는 분들도 흡족해 할까 의문이 들어 참 애매하다는 푸념이었습니다.

2017년에 이 이야기와 닮은 ‘기자의 눈’을 쓴 적이 있었는데 2년 동안 실상은 하나도 바뀌지 않은 것에 놀랐습니다. 내부적으로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제자리걸음이라는 데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배추 값이 오르고 1인가구가 확대되면서 김장을 해먹는 가정보다 사먹는 인구가 늘었다는 현상이 화제였습니다. 유통업계에서 나온 내용이었지만, 정작 업계는 여전히 김장 봉사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나름 수긍이 갔습니다. 김장이나 연탄배달은 많은 인원이 동원됩니다. 가능한 많은 직원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으니 의미가 배가 되고 연말연시에 하는 활동으로서는 상징적인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보편적인 활동인데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통처럼 매년 해왔던 일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내부적으로도 많은 공감과 목소리가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봉사활동의 취지를 되새겨보면 변화는 좀 더 긍정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목적이라면 김장에 숙련되지 않은 직원들이 1년에 1번씩 김치 담그기에 동원되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양질의 식품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연탄 배달이 아니라 연탄을 떼는 가정을 줄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더 좋은 봉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보수적이면서도 트렌드에 매우 민감한 산업군입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실생활을 어느 기업들보다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업계이기도 합니다. 30대 임원도 나오는 마당에 왜 봉사활동은 그대로 일까요? 봉사활동의 세대교체도 기대해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