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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말연시, 우리 돼지 한돈과 함께

[칼럼] 연말연시, 우리 돼지 한돈과 함께

기사승인 2019. 12.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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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식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
하태식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
하태식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
한자의 ‘집 가(家)’ 자는 ‘집 면’에 ‘돼지 시’를 결합해 만들어진 글자다. 예로부터 돼지는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 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집가 자는 이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로, 오래전부터 인간과 돼지는 가깝고 친밀한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돼지는 우리와 무척 가깝다. 특히 서민들의 사랑받는 음식으로서 말이다. 학교와 군대의 급식 메뉴가 제육볶음인 날은 왠지 더 힘이 나고, 퇴근길 직장 동료와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그날의 시름은 훌훌 날아간다. 다양한 식재료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이지만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음식은 돼지고기만한 것이 없다.

이처럼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며, ‘밥상 위의 국가대표’로 불리는 우리 돼지 한돈이 위기에 처해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후 움츠러든 국민들의 한돈 소비 심리가 연말이 되어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ASF로 인한 인간 건강의 위협요소는 없다”고 밝히며 인체에 무해함을 발표했다.

한돈의 최대 장점은 신선하고 안전하다는 점이다. 유통, 검역 절차로 인해 도축 후 식탁에 오르기까지 한 달 이상이 소요되는 수입 돼지고기와 달리 3~7일 만에 최적의 숙성과정을 거쳐 신선한 냉장육 상태로 제공된다. 이는 지난 9월 ASF가 발생된 시점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한돈 농가는 지난 2006년부터 사육단계의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도입해 깨끗하고 안전한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동물복지농장 인증제, 현대적 축사 시설을 위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한돈 산업은 생산액 기준으로 그 규모가 무려 7조원이 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식품 산업이다. 한돈 산업이 무너지면 국가의 근간이 흔들린다. 돼지고기 소비 감소는 한돈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직결돼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돼지고기는 추운 겨울철 단백질 보충하기에 최고의 음식이다. 저렴하면서도 단백질 함량은 그 어떤 식품보다 높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연말 지인들과 한돈을 먹으면서 2019년 한해를 정리하고 건강한 2020년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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