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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허리띠 졸라매’ 선방한 카드사, 내년에도 리스크 관리 ‘총력’

[기자의 눈] ‘허리띠 졸라매’ 선방한 카드사, 내년에도 리스크 관리 ‘총력’

기사승인 2019. 1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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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어렵다고는 했지만 내년에는 진짜 어렵습니다.”

신용카드사들이 입 모아 하는 말이다. 올해는 각종 비용을 줄여가면서 수익을 방어했지만 내년에도 업황 불안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더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한 여러 공약이 나오지나 않을까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8개 전업카드사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1조39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다. 마케팅 차원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줄이고 영업점 문을 닫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카드업계는 대표적 혜택인 ‘무이자할부’를 줄이거나 중단했다. 또 할인·적립률이 높은 이른바 ‘알짜 카드’도 줄줄이 중단했다. 연말에 각종 이벤트나 혜택을 쏟아내던 카드사들이 올핸 유독 조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영업점 개수도 전년 말 264개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210개로 대폭 축소했다.

내년 총선도 걱정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생 챙기기’ 수단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드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에서도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리자는 법안이 줄기차게 나왔다.

이미 카드사들은 카드결제 부문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정치권이 수수료를 0%까지 줄이는 게 목표인 것 같다고 토로한다. 카드사 호주머니 털어 표심을 얻으려 한다는 얘기다.

카드사들은 내년에도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규제나 부정적인 경제 환경 속에서 고비용 오프라인 채널을 축소하고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비용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 조달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또 기존에 경쟁적으로 마케팅에 고비용을 들이던 관행이 없어지면서 합리적 비용으로 특색 있는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카드사들은 시쳇말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단순한 지급결제수단으로서의 카드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야 할 시기를 맞은 셈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올해 4월 금융위원회는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 규제 완화를 실시했지만 업계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6배를 넘으면 안된다는 현재 기준 자체를 손본 게 아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도 숨쉴 겨를은 줘야 한다. 업계가 성장성을 이어갈 수 있어야 혁신금융과 서민금융의 가속을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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