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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차분한 가족장’…마지막 길도 소탈·겸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차분한 가족장’…마지막 길도 소탈·겸손

기사승인 2019. 12. 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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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_故 구자경 LG 명예회장 빈소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제공 = LG그룹
LG그룹 2대 회장으로 25년간 그룹을 이끌었던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평소 몸소 실천한 소신대로 마지막 길도 소탈과 겸손을 보여줬다. 구 명예회장은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대기업 회장을 역임했지만, 허례허식 없는 간소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 공장을 방문하거나 외국 출장을 갈 때도 불필요한 의전 절차를 삼가도록 했고 항상 근검절약을 생활신조로 삼아 이를 실천할 것을 강조하곤 했다.

구 명예회장의 이러한 신조는 마지막 길에서도 잘 나타났다. 지난 14일 향년 94세로 별세한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생전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들은 고인이 입원 중 마지막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빈소를 마련했으나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LG그룹은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장례 이틀째인 15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차려진 빈소에는 고인을 기리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비공개 장례이므로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는 방침이지만, 고인과 LG가와 인연이 깊은 조문객들의 조문은 수용했다. 빈소 앞에는 가림막을 설치했고 빈소 내에는 문재인 대통령,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구자원 LIG 명예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의 조화가 들어갔다.

고인의 차남으로 상주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사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동생 구자학 아워홈 회장, 손자 구광모 LG 회장 등 소수 직계가족은 이틀째 빈소를 지켰고 범 LG가와 동업 관계였던 허씨 집안 인사들만 조문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구 명예회장을 기리는 추도사를 발표하고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 노기호 전 LG화학 사장 등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지난 14일에는 일부 LG그룹 원로가 빈소를 찾았고 구자열 LG그룹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이 조문했다.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고 발인은 17일 오전이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 후 안치될 예정이며 가족장임을 고려해 장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구 회장은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해 5월 장남인 구본무 회장을 떠나보낸 지 1년 7개월 만으로 구본무 회장은 화장 후 곤지암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영면했다.

한편 구 명예회장은 구인회 창업회장의 장남으로 1970년부터 25년간 LG그룹의 2대 회장을 지냈다. 구 명예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회사 운영에 합류해 부친인 구인회 창업회장을 도와 LG그룹을 일궈온 1.5세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구 명예회장이 2대 회장에 오른 이후 LG그룹은 주력사업인 화학·전자 부품을 부품소재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원천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구 명예회장 재임 동안 LG그룹의 매출은 260억원에서 30조원대로 성장했고 임직원도 2만명에서 10만명으로 증가했다.

구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장녀 권훤미씨,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삼남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 차녀 구미정씨, 사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이 있다.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5월, 부인 하정임 여사는 2008년 1월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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