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빚더미에 짓눌리는 소상공인

[칼럼] 빚더미에 짓눌리는 소상공인

기사승인 2019. 12. 17. 17:4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제공=소상공인연합회
도·소매, 숙박·음식점 업종의 대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침체로 소상공인들이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으면서도 빚더미에 짓눌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도·소매, 숙박·음식점 업종 대출금 잔액은 220조257억원으로 전년 동월 보다 12.1%(23조7294억원)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도·소매, 숙박·음식점 업종의 대출 증가율(전년 같은 기간 대비)은 2017년 7.2%에서 지난해 9.5%, 올해 1~3분기에는 11.3%로 지속 높아지고 있다. 수익이 줄면서 부족한 운영자금을 차입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면서도 이들의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사업소득은 87만9800원으로 지난해보다 4.9%(4만5800원) 감소했다.

소상공인 대출은 최저임금이 16.4% 급증한 지난해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 7.94%였던 대출 증가율은 2분기에 9.31%로 상승했고, 4분기에는 10.7%를 기록했다.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올해는 1분기 11.4%, 2분기 12.0%, 3분기 12.1%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사업소득이 줄어들면서 직원을 내보내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고용원이 있는 소상공인은 지난해 10월에 비해 8.7% 감소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소상공인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늘어났다.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침체가 등으로 고용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사장님이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오히려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들이다. 소상공인들은 직원들을 내보내고 빚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남의 문제처럼 보고 있는 듯 한 정치권의 행태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출 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이 돈을 벌기는커녕 빚이 늘어가면서 우리나라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득수준 상위 10% 집단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 집단은 2002년에는 전체 소득 중 37.1%를 가져갔으나 2017년에는 이 비율이 50.7%로 올라갔다. 자본주의가 발전한 국가들 가운데 매우 높은 수준이다.

소상공인들은 상위 10%를 꿈꾸기는커녕, 대기업 노동자, 이제는 중소기업 노동자 보다 못한 소득으로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 문제를 방치하고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 해결도 어려울 뿐더러 경제적, 사회적 혼란만 야기될 뿐이다.

이제는 빚더미에 짓눌리는 소상공인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야 한다. 최소한 장사를 열심히 하면 이제는 빚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줘야 한다. 우리 경제의 토대를 일궈온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절실하다.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그 요인을 명확히 분석해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의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당사자들과 모색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며, 그것을 위해 정책당국자, 종사자 모두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