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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일자리 정책…카이사르식 혹은 마오쩌둥식 접근

[데스크 칼럼]일자리 정책…카이사르식 혹은 마오쩌둥식 접근

기사승인 2019. 12.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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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의 온고지신-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최성록 성장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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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성장기업팀장
# 로마의 기틀을 세운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지금의 프랑스·독일 지역을 점령하는 갈리아 전투를 치른 후 당대 최고의 장군인 폼페이우스와 내전에 돌입한다. 이미 카이사르는 루비콘 강을 건너면서 로마 제국의 반역자가 된 상태였다. 모든 것이 불리했다.

고군분투하던 카이사르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패배가 나온다. 바로 디라키움 전투다. 기원전 48년 4월에서 7월까지 디라키움(지금의 알바니아 두러스)에서 펼쳐진 전쟁에서 카이사르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방책을 세워 포위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수천이나 더 많은 폼페이우스의 기병을 굶겨 죽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폼페이우스는 포위진의 약점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우세한 머릿수를 이용해 카이사르의 주력 군단을 공격, 포위를 푸는데 성공한다.

패배 후 도주하던 카이사르는 방책 전략과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하고 ‘포위전술→평원에서의 대회전’으로 전쟁의 방향을 바꾼다. 병력·병참 모두 폼페이우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앞서는 건 전장에서의 ‘경험’뿐이었다. 그 경험만을 믿고 과감하게 전략을 수정한 것이 적중해 카이사르는 결국 로마의 주인이 된다.

#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은 1950년대 중반 경제부흥을 위한 대약진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참새가 곡식을 쪼아 먹는 것을 보고 “해로운 새다”라고 단 한 마디 했을 뿐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새가 사라지면 약 70만명이 먹을 수 있는 곡식을 더 수확할 수 있다’며 대대적인 참새 소탕작전이 돌입했다. 하지만 참새가 사라지면서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이 들끓었고 농작물은 초토화 됐다.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공산당 간부들이 참새 박멸 중단을 요청했지만 마오쩌둥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1958년부터 3년 동안 중국인 4000만명이 아사(餓死)했다. 리더가 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결과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이처럼 잘못된 정책은 모두를 망칠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위정자들은 잘못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이 후세에 더럽혀질 것을 더욱 두려워한다.

“우리의 선택은 옳았다. 다만 시대보다 앞서나갔을 뿐이다”, “언젠가는 역사가 평가해줄 것”이라고 현혹하거나 우기기 마련이다. 변명을 남발하면 결국 신념으로 바뀐다. 남들의 지적에도 잘못된 줄도 모른다. 고집에 사명감까지 생겨 잘못된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악순환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카이사르의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더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다는 것은 비판은 물론 주도권 역시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카이사르는 자신의 잘못을 분명하게 인정함과 동시에 새로운 전술을 제시했고 승리를 쟁취했다. 유연한 사고와 행동은 그만큼 중요하다.

# 지난 10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청년(15~29세) 실업자는 13.9%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28.3%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 청년 인구는 지난 10년 전보다 줄어들었는데, 청년 실업자만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산업의 허리를 맡고 있는 30대와 40대 취업자 수 동반 감소는 2년 연속 지속되고 있다.

현 정부를 포함, 지난 정부들의 일자리 정책이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 부었다. 남은 것은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고용 호조세”따위의 의미 없는 자기 위안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더 이상의 일자리 실험은 이 땅의 젊은이들과 가장들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일자리를 늘리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기업을 춤추게 만드는 것이다. 각종 규제가 사라지고 옭아매고 있는 환경이 바뀐다면 기업들은 저절로 일자리를 늘리게 된다. “외국에서 사업을 하기 보다 조국에서 사업하는 게 편하고 돈도 잘 번린다”는 인식이 박혀야 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40대의 고용부진에 대해 “매우 아프다”며 특별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를 시발점으로 양질의 일자리,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직업들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다.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다.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률을 높일 수 있다면 산이라도 옮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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