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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찬성 필리버스터’… 이런 코미디가 있나

[사설] ‘찬성 필리버스터’… 이런 코미디가 있나

기사승인 2019. 12. 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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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야당이 24일 공직자선거법 개정안(연동형비례대표제 법안)에 대한 범여권의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맞불작전으로 ‘찬성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허용해 이날 여야 모두 20명이 넘는 의원들이 발언신청을 했다.

필리버스터는 본질적으로 특정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소수야당이 법안처리 지연전술의 하나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법안처리에 찬성하는 민주당이 국회본회의에 법안상정까지 해놓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다니 전 세계 의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코미디로 남을만한 일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국회의장까지 이에 합세한 것은 더욱 웃기는 일이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이 이런 것인가 싶다. 민주당은 창피한 줄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 필리버스터에 나선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첫 주자인 주호영 한국당 의원(3시간59분)보다 긴 4시간31분이나 발언했다. 주 내용은 연동형비례제의 당위성이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마이크를 잡는 시간을 빼앗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6년 2월 현 여당이 야당시절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의 ‘테러방지법’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를 벌인 결과 뒤져있던 지지율이 상승해 총선에서 승리한 전례를 한국당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도 작용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여당의 필리버스터는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야당이 필리버스터 전략을 진행하더라도 여당이 3~4일씩의 ‘회기 쪼개기’로 본회의를 개최한다면 필리버스터가 끝난 다음 회기에는 자동표결을 할 수 있어 법안통과에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영원히 여당일 것이라는 착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오만과 무례함이 이어지면 언제든지 여론의 역풍이 따랐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해찬 대표는 20년, 50년 집권을 목표로 한다지만 장기집권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민심이라는 사실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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